명예훼손·사생활 포기..MBC '신입사원' 노예계약?

↑ MBC '신입사원' 지원서 작성의 동의 항목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 신설되는 아나운서 선발프로그램 ‘신입사원’이 시작 전부터 논란이다. 지원동의 항목이 사생활 침해 및 명예훼손의 소지가 많다는 이유다.

'신입사원'오디션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지원서 작성 홈페이지 첫 화면에 보이는 동의항목에 모두 체크를 해야한다. "MBC가 나의 초상과 모든 자료들을 이용할 수 있으며, 나의 의사와 상관없이 계약할수 있다", "MBC는 나의 사생활침해, 명예훼손, 신체적, 정신적 손상에 대해 금전적으로 보상해야할 의무가 없다" 등 '노예계약'을 연상케 하는 조항들이 포함돼있다.


지원 동의 항목의 일부를 구체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 이 지원서를 냄으로써 나는 ㈜MBC에게 내 목소리, 행동, 이름, 모습, 개인 정보를 포함한 기록된 모든 사항을 프로그램에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합니다.

△ 관계자들이 출판, 프로모션, 광고, 마케팅 등의 분야에서 모든 권한은 ㈜MBC에게 있고 나의 초상과 자료를 2차적 저작물의 사용 등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이러한 사용에 대해 명예훼손이나 사생활 침해 등을 포함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에 동의합니다.


△ 나는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내 초상이나 자료 출판에 관련된 모든 문제에서 관계자들의 개입을 허락하고 이에 대한 명예손상이나 사생활 침범 등을 포함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에 동의합니다. 또한 ㈜MBC가 필요에 의해 나의 초상과 모든 자료들을 사용, 수정, 복사, 출판, 공연, 배급, 선전할 수 있으며 이에 나의 의사와 상관없이 계약 할 수 있음에 동의합니다.

△ 나는 ㈜MBC와 본 프로그램에 관련된 관계자 및 모든 제작진이 나의 프로그램 지원 및 참가, 프로그램의 방영취소, 사생활 침해, 명예훼손, 신체적, 정신적 손상에 대해 금전적으로 보상해야 하는 의무가 없음에 동의합니다.

△ 나는 프로그램과 프로그램 전, 후를 통틀어 다른 참가자나 그 어떤 사람에게도 내가 지원함으로써 알게 된 ㈜MBC나 프로그램 관련 내용, 프로그램 관계 회사 및 관계자, 프로그램의 행사, 선발 결과나 내용을 포함한 모든 정보에 대해 허용된 범위 외에는 절대 발설하지 않을 것에 동의합니다.

이와관련 특히 아나운서 지망생들은 씁쓸한 심정을 드러냈다. 한 언론사 시험준비 커뮤니티에서는 "첫 페이지 동의 버튼부터 누르지 못하고 고민 중이다", "소속사와 소속연예인 사이의 노예 계약을 연상케 한다", "프로그램에 '설정'이 있으니 그것에 대한 비밀을 누설하지 말라는 것이고, 자신의 이미지가 안 좋게 왜곡되더라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것인가?" 등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신입사원' 전성호 PD는 "보통 방송출연자를 섭외할 때는 개인에게 방송에 출연하는 것과 관련된 동의를 받는다"며 "'신입사원'의 경우 개별적 섭외가 아닌 수천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미리 이러한 사항을 고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이러한 동의서가 없다면 더 지원자가 많아지겠지만 좀 더 신중한 방송을 위해 이와 같은 동의서를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발설금지 조항이 '방송 설정'때문일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설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녹화일과 방송일은 차이가 있으니, 선발 결과 등에 대해 방송 전에 누설하지 않도록 약속받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신입사원'의 우승자는 실제 MBC 아나운서로 활동하게 된다. 지원자들은 MBC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14일까지 원서를 접수할 수 있다. 첫 방송은 27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