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신용경색 조짐…도미노 부실 우려

올들어 진흥기업과 LIG건설이 각각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과 법정관리에 들어간 데 이어 시공능력 34위(2010년 기준)인 삼부토건마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중견건설사들의 '도미노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비우량 건설사들의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발행이 막히는 등 신용경색으로 확대될 경우 연쇄 부실이 현실화될 것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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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 A3+(회사채 등급 BBB+) 이하 건설사의 CP 발행 잔액(12일 예탁결제원 기준)은 7453억원으로 이달 초 8681억원보다 1228억원 감소했다. 8영업일 만에 CP 발행 잔액의 14.1%가 줄어든 것이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건설사의 CP 발행 잔액 감소폭 2.9%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비우량 채권으로 분류되는 신용등급 A3+이하 건설사들의 CP는 신규 발행이 거의 중단된 가운데 잔액 감소로 이어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회사채시장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3월 이후 BBB+급 이하 건설사의 회사채 발행실적은 쌍용건설(BBB+)과 동부건설(BBB) 등 단 2건, 800억원에 불과했다.


신용등급 BBB인 코오롱건설은 이날 25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를 갚기 위해 500억원 규모의 채권 발행을 시도했으나 투자자 모집이 여의치 않자 산업은행이 주관사로 나선 끝에 예정보다 늦은 오는 19일 발행을 확정하는 등 자금 조달에 고전했다.

CJ건설(BBB)은 23일 200억원, 두산건설(A-)은 24일 500억원, 한화건설(A-)은 다음달 14일 1850억원어치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한라건설(A-)도 다음달 23일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현재 분위기대로라면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더라도 발행금리가 높아져 비용 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도 위축될 조짐이다. 건설사들은 최근 PF ABCP를 발행해 아파트 개발사업의 주요한 자금조달 수단으로 삼고 있다.

대주단과 협의없이 법정관리로 직행한 삼부토건이 발행한 ABCP 잔액은 5300억원에 달해 개인투자자들에게 ABCP를 판매했던 증권사들이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ABCP는 발행 절차가 간소하고 만기도 6개월 안팎으로 짧아 비우량 건설사들도 PF ABCP로 자금을 조달해왔다"며 "그러나 삼부토건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혀 이젠 신용도가 낮은 건설사들의 ABCP 발행주관사를 맡거나 판매하는 것은 사실상 금지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