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라이프 "공모가 하락 불가피"…얼마나?

금융당국이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KT스카이라이프의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을 요구했다. 업계에서는 KT스카이라이프의 공모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이 KT스카이라이프의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한 이유는 최근 MBC와 벌인 재송신료 분쟁 때문이다.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지상파 재전송 이슈가 경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투자 위험 요인이기 때문에 증권신고서에 구체적 사항을 기재하도록 요구받았다"고 밝혔다.

이미 증권신고서에 MBC SBS 등과의 재송신료 분쟁에 대한 언급은 있지만 그 중요성에 비해 충분히 내용이 기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공모가 산정에 참고가 된 유사기업과 공모 예상가격(1만4000~2만원)이 지난해 상장예비신청 때와 달라 이에 대한 사유도 구체적으로 기재할 것을 요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KT스카이라이프의 공모가 재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선 지난 17일 MBC에게 가입자 당 요금(CPS)을 월 280원씩 주기로 한 것은 회사 재무상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회사 측이 제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수신료 분쟁이 벌어진 지난 2009년 4월 이후 지급하지 않았던 수신료를 한 번에 지급할 경우 약 49억원의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

또 MBC에 요금을 지급키로 한 이상 유사한 분쟁이 진행 중인 SBS측에도 요금을 지급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 금액 역시 밀려있는 것만 약 11억원 정도다.

이 금액이 지난해 지급됐다고 가정하고 EV/EBITDA 방식으로 회사 적정주가를 다시 계산하면 약 700원 정도의 하락압력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KT스카이라이프는 분쟁 관련해 일부 비용을 미지급금으로 쌓아놓고 있다"며 "향후 가입자가 늘어나면 지급해야하는 비용도 늘어난다는 점 역시 회사 성장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또 앞서 증권신고서 정정요구를 받았던 골프존이 공모가를 큰 폭으로 하향 조정하고 신주발행 규모도 축소했던 것도 KT스카이라이프의 공모가 하락을 전망하는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골프존은 상장예비심사 당시 희망 공모가 밴드가 8만9300~10만400원으로 제시했지만, 한국거래소의 재심의와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요구를 받으며 공모가 밴드가 6만5000원~7만9000원으로 낮아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의 공모가 심사가 깐깐해지며 IPO에 나선 기업들이 공모가를 조정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며 "KT스카이라이프가 다시 제출하는 정정 증권신고서를 확인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