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지금은 어닝시즌..실적에 주목을!

뉴욕 증시의 이번주 첫 출발은 간만에 맞은 실적 호재가 S&P의 미국 신용등급 전망 하향에 찬물을 맞은 꼴이었다.

지난주부터 시작된 어닝 시즌은 내내 이런 식이었다. 실적이 실망스럽거나 실적이 그런대로 괜찮게 나와도 다른 악재 때문에 빛을 잃었다. 하지만 결국은 투자자들을 감동시킬만한 '깜짝 실적'이 없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일지도 모른다.


19일 뉴욕 증시엔 쟁쟁한 기업들의 실적이 쏟아진다. 개장 전에 골드만삭스와 뉴욕 멜론 은행, 노던 트러스트, 스테이트 스트리트, US 뱅코프 등의 금융회사가 실적을 공개한다. 금융주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은 골드만삭스다.

◆골드만삭스, 존슨&존슨 개장 전에 실적 발표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월스트리트 탐욕'의 상징으로 지목되며 워싱턴 정가에서 비난을 받아왔다. 각종 규제가 골드만삭스를 겨냥해 만들어졌고 생산성이 가장 높은 금융회사 골드만삭스의 실적 성장세는 다소 둔화되는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1분기 골드만삭스에 거는 애널리스트들의 기대는 높은 편이다. 크레디 스위스의 애널리스트 하워드 첸은 골드만삭스가 자본시장 활동에서 실적 성장세를 경험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를 담당하는 주요 애널리스트 24명 가운데 17명이 골드만삭스에 ‘강력 매수’(7명) 또는 ‘매수’(10명)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1분기에 주당 82센트의 순익을 올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씨티그룹은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S&P의 등급 전망 하향에 가려 빛을 못 봤다. 골드만삭스의 '깜짝 실적'의 감동을 이번 어닝시즌 들어 처음으로 투자자들에게 선사해줄지 주목된다.

개장 전에 존슨&존슨도 실적을 공개한다. 존슨&존슨은 최근 스위스 의료기기 회사 신세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전날 주가는 인수 추진 소식에도 0.17% 약세였다. 1분기 주당 순이익은 1.25달러로 예상된다.

전날 장 마감 후에 텍사스 인스트루먼트가 1분기 주당 순이익이 0.55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사치 0.58달러를 밑도는 것이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일본 대지진 영향으로 주당 순이익이 0.02달러 가량 깎이는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시간외거래에서 1.55% 하락했다.

◆IBM에 거는 기대..인텔은 실망스러울 듯
이날 실적 공개의 하이라이트는 오히려 장 마감 후이다. IBM과 인텔이라는 거물 기술기업과 야후, 주니퍼 네트웍스, 시게이트 등의 기술기업 실적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IBM은 일본 대지진 영향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실적을 공개할 것으로 기대된다. 팩트셋 리서치에 따르면 IBM은 1분기 주당순이익이 2.29달러, 매출액이 240억달러로 예상된다. 1년 전 주당순이익은 1.97달러, 매출액은 229억달러였다.

IBM은 전체 매출액의 약 11%를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IBM의 실적 발표에서 핵심은 일본 대지진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IBM은 올들어 주가가 13% 오르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아왔다.

반면 인텔은 올들어 주가가 6%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인텔이 IFX와 맥아피 등을 인수하며 성장 모멘텀을 찾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인텔의 미래를 그리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다.

인텔의 가장 큰 문제는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이 정체되고 모바일 시장이 급성장하는 상황에서 모바일 경쟁력이 약하다는 것이다. 노무라증권의 애널리스트 로밋 샤는 인텔이 모바일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려면 경쟁업체인 ARM 홀딩스의 기술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모바일칩 사업 부문을 인수해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반도체 매출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텔의 1분기 주당 순이익은 46센트로 예상된다. 바클레이즈는 인텔의 1분기 매출액이 인수 활동과 일본 대지진 영향으로 인텔이 제시했던 매출 예상 범위의 하단인 117억달러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야후는 계속되는 구조조정에 순익 줄었을 듯
야후는 세계 최대의 검색 사이트 구글에 밀려 서서히 몰락하는 과거의 인터넷 황제다. 역시나 1분기 실적도 크게 기대할 것은 없어 보인다. 야심찬 구조조정을 계속하고 있는 만큼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순익은 소폭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팩트셋에 따르면 야후는 1분기에 16센트의 주당 순이익과 10억5000만달러의 매출액을 올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년 전의 주당 순이익 22센트와 매출액 11억3000만달러에 비해 줄어든 것이다. 당시 야후의 주당 순이익은 짐브라 이메일 매각과 마이크로소프트와 검색 제휴로 0.07달러 가량 늘어나는 효과를 입었다.

이날 오전 8시30분에는 3월 주택착공건수가 발표된다. 52만건으로 전달 47만9000건보다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증시는 S&P가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했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특히 상하이종합지수가 1.91% 급락하며 3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중국 최대의 수출국인 미국의 경제 펀더멘털이 흔들릴 경우 대미 수출이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중국이 미국 국채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미국 신용등급이 흔들릴 경우 중국이 보유한 달러 자산 가치 역시 급락할 수 있어 중국은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을 남의 일 보듯 무심할 수 없다.

홍콩 항셍지수도 1.38% 떨어졌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가 1.21% 떨어졌고 한국의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이 6일째 주식을 팔아치우며 0.7% 떨어졌다.

반면 유럽 증시는 루이 뷔통의 LVHM와 버버리 등 명품 브랜드의 실적 호재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다.

한편, S&P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에도 불구하고 미국 국채가격이 계속 강세를 보일 수 있을지, 달러는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금값의 사상최고가 행진이 계속될지도 투자자들의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