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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사양산업?"··'막장'에서 '첨단'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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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선(강원)=유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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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7.03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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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당 1만8000원 규석, 소재화 후 300만원대 "과감한 정부 지원 필수적"

지난달 24일 강원도 정선군 남면 유평리 산 21번지에 위치한 성신미네필드의 예미13호 석회석 광산에서 점보드릴이 석회석 원광을 채광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강원도 정선군 남면 유평리 산 21번지에 위치한 성신미네필드의 예미13호 석회석 광산에서 점보드릴이 석회석 원광을 채광하고 있다.
#. 나는 '광부'다. 광산과를 졸업하던 스물여덟에 '막장'에 첫발을 내딛어 꼬박 13년간 탄가루를 마셨다. 마흔 되던 해 조그만 회사를 차려 독립했지만 역시나 광산개발회사였다. 그렇게 예순일곱이 된 지금도 '막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 부럽지 않은 호황기도 있었지만 짧았다. 90년대로 접어들면서 그 많던 광산개발회사들이 소리 없이 사라졌다. 얼마안가 '사양산업' 종사자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때려 쳐야겠다는 생각이 하루에도 몇 십 번씩 들었지만 그래도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참고 버텼다.

말라갈 줄만 알았던 회사가 5년 전부터 다시 생기가 돈다. 원광 상태로 팔던 석회석을 곱게 빻아 가루로 만들어 팔았을 뿐이다. 말처럼 쉬운 과정은 아니었지만 반평생을 만져온 녀석(석회석)이라 누구보다 잘 알았다. 소재화라 불리는 이 과정을 거치니 가격이 50배 이상 뛰었다. 몇 년째 제자리걸음하던 매출이 빠르게 올랐다. 직원도 새로 뽑고 회사 안에 부설 연구소란 것도 만들었다. 나는 여전히 '막장'에 있지만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다.(홍진모 성신미네필드 사장)


대표적인 '사양산업'으로 꼽혔던 광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비금속 원료광물을 중심으로 원료소재 산업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 석회석, 고령토, 규석 등 비금속 원료광물은 원광 가격은 매우 낮지만 소재로 가공할 경우 '몸값'이 수십~수백배 뛴다.

지난달 24일 강원도 정선군 남면 유평리 산 21번지에 위치한 성신미네필드에서 한 직원이 석회석 원광을 극초미립 탄산칼슘으로 가공하는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강원도 정선군 남면 유평리 산 21번지에 위치한 성신미네필드에서 한 직원이 석회석 원광을 극초미립 탄산칼슘으로 가공하는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앞서 언급한 성신미네필드다. 강원도 정선의 석회석 광산개발회사인 이 회사는 지난 2005년 석회석 소재화 설비를 구축했다. 석회석 원광을 잘게 분쇄해 가루(탄산칼슘)로 만드는 설비다.

톤당 5000원 수준인 원광을 탄산칼슘으로 가공하자 가격이 6.6배나 뛰었다. 지난해 92억원을 투자, 석회석을 5um(마이크론, 1/1000mm) 이하의 미세한 입자(극초미립 탄산칼슘)로 분쇄해주는 설비를 추가로 구축했다. 극초미립 탄산칼슘이 고급 제지, 광학 유리, 도료, 프라스틱, 의약품, 화학품 등의 생산에 필수적인 '알짜' 산업소재. 가격도 톤당 최소 30만원에 달한다. 소재화를 통해 60배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셈이다. 지난 2005년 80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120억원으로 커졌다. 2015년에는 2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비금속 원료광물도 상상 이상의 부가가치 창출 능력을 가지고 있다. 톤당 1만원 수준인 고령토는 화장품, 제지코팅 등에 쓰이는 고순도 활성벤토나이트로 가공할 경우 가격이 120만원으로 뛴다. 규석의 경우 원광은 톤당 1만8000원 수준이지만 소재화를 거친 초미립질 실리카와 흄드 실리카 가격은 각각 300만원, 360만원에 달한다.

이들 비금속 원료광물들은 국내 매장량이 풍부하다. 가장 대표적인 비금속광물인 석회석 매장량은 103억3400만톤으로 약 100년간 더 채굴할 수 있는 양이다. 고령토와 규석의 매장량도 각각 1억1070만톤, 14억6170만톤에 달한다. 규석의 경우 무려 300년을 더 캘 수 있다.

무엇보다 원료광물과 원료소재는 모두 산업의 '시작점'이라서 전방(수요)산업에 대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국내 비금속 원료광물을 원자재로 사용하는 산업군은 124개, 수요액은 1조6238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른 전방산업 생산유발액은 2007년 기준 645조원으로 수요액의 400배에 달한다. 2007년 현재 국내 원료소재 시장의 국산화율은 35% 수준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전부 수입이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광산=사양산업?"··'막장'에서 '첨단'이 핀다
하지만 이런 '장미빛 전망'이 실현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광산업계 대부분이 중소기업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초기 투자가 있어야만 '기술개발→고부부가치 소재화→재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킬 수 있는데 정부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광산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해 150억원, 올해 150억원의 예산을 지원하려 했지만 그마저도 40억원씩, 총 80억원의 예산이 삭감 당했다"며 "2015년까지 총 12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정부 계획 중 절반이나 실현되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응길 지식경제부 광물자원팀장은 "당초 계획보다 지원규모가 작았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원료소재 국산화와 이에 따른 산업 전반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광업선진화 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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