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자립·자활을 복지 화두로 꺼낸 이유는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다시 복지 화두를 꺼냈다. 이번에는 자립과 자활에 방점이 찍혔다.

박 전 대표는 15일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 육영수 여사 37주기 추도식에 참석, 유족 인사를 통해 "어려운 분들이 꿈을 이루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국가가 개개인의 상황에 맞춰 세심하게 지원하는 것이 이 시대 우리가 해야 할 복지"라고 말했다.

그는 육 여사가 어려움을 호소하는 농가에 토끼 사육을 권한 사례를 거론한 뒤 "어머니는 어려운 분을 도와줄 때 자립과 자활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단순히 물질적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일어나려는 의지를 갖게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 자아실현의 기회가 공평하게 주어지도록 해야 하고, 열심히 일하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우리가 복지의 최종목표가 무엇인지 마음에 굳게 새기고 마음을 모으면 반드시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해 육 여사 추도식에서도 "우리 사회가 직면한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마음, 약자 편에서 생각하는 배려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발언 이후 4개월 만에 '박근혜 식 복지 정책'의 기본 틀이라고 할 수 있는 사회보장기본법 전부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를 감안할 때 박 전 대표의 이날 발언 역시 향후 그가 내놓을 정책 방향과 궤를 같이할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평소 강조하던 생애주기별 복지와 재정건전성 혹은 지속가능성 등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박 전 대표가 이미 내놓은 사회보장기본법에 자립과 자활의 개념이 포함돼 있다"며 "민주당이 주장하는 무상복지 혹은 퍼주기 복지가 옳지 않다는 점을 확실하게 못 박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박 전 대표의 발언이 최근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에 나서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자립과 자활을 강조하면서 무조건적인 복지를 반대한 박 전 대표의 발언이 오 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한 지지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추도식에는 유승민 최고위원과 이정현, 이해봉 의원 등 친박계 의원 20여명을 비롯해 약 2000여명의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