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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원짜리 밥솥으로 산 결의서는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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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훈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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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9.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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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재건축 사업에서 3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하고 주민들로부터 받은 서면결의서는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에서 법원은 서면결의를 통한 재개발 조합 총회의 문제점을 지적, 일부 재개발 사업에서 발생하는 편법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우재)는 서울 동작구 사당동 일대 개발사업의 조합원 고모씨등 54명이 "부정한 수단으로 조합원의 동의 결의서를 받았다"며 조합을 상대로 낸 총회결의무효확인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개발사업에 시공사이자 공동사업자로 참여한 LIG건설은 조합원 총회에 앞서 홍보요원을 고용 30만원상당의 전기밥솥을 제공하고 서면 결의서를 받았다"며 "이 과정에서 안건에 찬성하도록 요구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홍보요원들은 반대의사를 보인 조합원들에게 밥솥은 지급하지 않았고 찬성표를 철회한 조합원에게 줬던 밥솥을 회수하기도 했다"며 "이는 조합원들의 정당한 의결권 행사를 막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시공사가 조합원의 추가 분담금을 늘리기로 한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해 한쪽에만 금품을 제공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 재판부는 "고령인데다 전문지식이 없는 조합원 상당수가 눈앞의 밥솥을 받지 못하면 손해라는 생각에 서면결의서를 제공했다"고도 설명했다.

재판부는 "재개발조합의 총회에서 서면결의는 조합원 전원이 참여하기 힘든 점을 보완한 것"며 "하지만 조합원들의 정당한 의사표현 등 사업 참여를 막기 위한 변칙적 수단으로도 쓰인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8년 동작구청장으로부터 설립인가를 받은 사당동지역주택조합은 지난해 10월 조합원들의 추가분담금을 늘리는 내용의 안건을 상정, 임시총회를 개최했다. 이 총회에는 총 34명이 직접 참여했으며 146명이 서면 결의서로 참석을 대신했다.

이 총회에서 상정된 안건을 74~88%의 찬성률로 통과됐으나 고씨 등은 "서면결의서를 받는 과정에 불법이 있었다"며 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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