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원순 비판 속 안철수 등판 견제

(서울=뉴스1 곽선미 기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일주일 앞둔 20일 한나라당 지도부는 한 목소리로 박원순 야권단일 후보를 비판했다.

특히 유승민 최고위원은 박 후보의 지원 여부 가능성이 높아가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겨냥, "링밖에서 현실정치를 하지 말고 링 위에 올라와 떳떳하게 하라"며 안 교수의 '구원등판'을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19일) 우리당이 아름다운재단의 기부금 등록관련 의혹제기를 했고 박 후보 측이 반박했다"며 "하지만 10억원 미만의 기부금품은 서울시에 등록을 해야 하고 그 이상은 행안부에 해야하는데 행안부에는 등록한 사실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돼 해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2008년 기부금 운용방식을 집중거론하며 "그 해는 촛불사태가 있었다. 언론 보도 내용을 보면 그 해 재단이 받은 기부금 가운데 50억원 가량을 좌파시민단체에 지원했었다"며 "재벌과 시민으로부터 끌어 모은 돈을 자기 취향에 맞는 시민단체에만 임의로 배분하고 보육비, 양육비까지 챙겨줬다는 제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간단체라는 이유로 이처럼 천억원 가까운 거액을 기부 받았음에도 단
한번도 행안부 감시를 받지 않았다"며 "법 위에 군림하는 시민단체였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박 후보가 100여차례 해외여행을 다닌 사실과 시장 출마 전 백두대간 종주 과정에 한 업체로부터 협찬을 받은 사실을 잇따라 비판하며 "서울시장이 되면 서울시도 시민의 세금이 아닌, 협찬으로 운영할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우여 원내대표도 박 후보의 시민단체 활동을 겨냥한 듯"시민단체는 정치와 일정거리를 두고 시민의 입장에서 비판적인 시각과 독자적 영역을 확보하면서 올바른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시민단체들은 재정적 청렴성과 투명성을 강조하고 특히 정치단체와는 일정 거리를 두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친박계(親 박근혜계)인 유승민 최고위원 역시 박 후보에 대한 다른 지도부의 비판 기조에 동조하면서 "선거가 초반 상황보다 좋아진 것 같지만 남은 기간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우리나라의 사회주의나 진보는 특수하게도 친북, 종북이 뒤섞여 운동권 내에서도 (대북문제는) 계속 대립했던 사안"이라고 말했다.

유 최고위원은 "2004년 노무현 정부 시절 국가보안법 폐지 움직임이 있었고 우리가 온몸으로 국보법 폐지를 막아낸 적이 있지만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박 후보는 국가보안법 폐지에 앞장 선 사람"이라며 " 박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정말 걱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유 최고위원은 야권에서 안철수 원장의 박 후보지원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민주당과 박 후보 측이 매일 안 원장에게 구걸하다시피 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정말 이해를 할 수 없다"며 "안 원장은 사실상 현실정치를 하며 그 스스로 정체성이 국립대 교수인지, 대선 예비후보인지 (모호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치를 하면서 링밖에 있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라며 "정치를 하려면 링 위에 올라와서 당당하게 하라"고 강변했다.

홍문표 최고위원도 "박 후보는 중대한 행사에서 애국가를 부르지 않고 또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도 하지 않은 채 '임에 대한 행진곡'이라는 노래를 불렀다"며 "그 노래를 부른 이유를 알아야 하고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