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검증-복지' 투트랙 선거전략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의 선거 전략이 '검증'과 '복지'의 투트랙으로 진행되는 양상이다. 여권의 '네거티브'에 '맞불'을 놓는 차원에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는 동시에 '보편적 복지' 노선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박 후보는 2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 후보를 "남에게 던진 헛발질이 돌아서 이제 부메랑을 맞고 있다"고 비꼬았다. 특히 2캐럿 다이아몬드 반지를 시가에 크게 못 미치는 700만 원이라고 신고한 것을 언급, "선관위에 제출한 재산상황이 현재 시가와 큰 차이가 있다면 문제"라고 압박했다.


유세 현장에서도 "나 후보는 오세훈 전 시장의 아바타" "한나라당의 흑색선전, 인신공격, 마타도어는 한강에 갖다버려야 할 구시대의 상징"이라는 반박을 쏟아냈다.

박 후보의 이 같은 모습은 선거 초반 '네거티브' 반대를 선언하면서 나 후보 측의 공세에 맞대응을 자제했던 모습과 사뭇 다르다. 여권을 비판할 때도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자기자랑을 할 때도 "정치인이 아직 덜 됐다""며 쑥스러워 하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박 후보는 나 후보 지지유세에 나선 박근혜 전 대표로까지 전선을 확대했다. 그는 "박 전 대표도 지난 10년간 한나라당의 서울시정, 이명박 정부의 국정에 책임이 없지 않다"며 "(박 전 대표도) 서울시민의 소망을 읽지 못하면 한낱 바람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날 밤 예정된 선관위 주최 TV토론에서도 나 후보에 대한 대대적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최근 나 후보에 대해 제기된 부친사학 로비, 재산축소 신고 의혹 등이 검증의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며 "'네거티브' 맞대응이 아닌 객관적 증거에 근거한 검증의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박 후보는 '보편적 복지' 노선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이번 선거가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촉발된 '복지 대 반복지'의 선거임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의 하나로 해석된다.

이날 발표한 '서울시민 복지기준'은 서울시민 누구나 누려야할 복지의 최저선을 담고 있다. 주거·소득보장·교육·보육·의료 등 5대 생활영역과 여성·아동·노인·청년·장애인 등 5대 주요 대상별 정책목표 및 세부기준이 포함됐다.

아울러 오는 2014년까지 서울시민이 최소한 누려야 할 기준을 담은 '시민복지최저선'을 달성하고, 2018년까지 질 높은 복지 수요에 걸 맞는 '복지적정선'을 추구하는 두 단계 목표를 제시했다.

선대위 측은 "복지기준은 박 후보가 참여연대 사무처장 시절 '국민생활최저선' 도입운동을 펼치며 갖게 된 경험과 복지철학을 서울시정의 비전과 목표로 구체화 한 것"이라며 "전날 발표한 '시민권리선언'을 구체적인 정책목표와 실행계획을 담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