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MB 회동 후 "변화된 모습 기대했는데…실망"

(서울=뉴스1) 진동영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여야 대표들과 회담을 갖기 전 환담을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News1 오대일 기자

민주통합당은 22일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민주통합당 대표 간의 회동을 마친 뒤 "(이 대통령이) 기존 입장에서 조금도 변화된 모습이 아니어서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인왕실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원혜영 민주당 공동대표, 황우여 한나라당·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 간 5자 회담을 1시간 가량 진행했다.

김유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회담 내용을 전하면서 "야당은 이번 회담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급서라는 위기 상황 속에서 정부의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요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원혜영 민주당 공동대표는 "조문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인 정부의 역할이나 자세가 필요하다"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를 중심으로 한 조문단을 꾸려서 가면 정리가 잘 되지 않겠냐"고 민간 조문단 방북 허가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같은 요청에 대해 이 대통령은 "더 이상 남남갈등으로 가서는 안된다"며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 조문 허가 정도로 하는 것에 대해 이해해달라"고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원 대표는 김 위원장 사망과 관련해 정보당국의 정보 능력 부재를 질타하며 국정원장과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우리가 북한의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은 탈북자와 대북사업을 하는 기업과 문화예술인 등 다양한 루트가 있지 않냐"며 "국회 정보위원들도 계속해서 지적했는데 국정원이 '그럴리가 없다'고 말한 부분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대화채널이나 정보라인의 구축을 강화해야 한다"며 일부 동조 의견을 피력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미국이나 일본을 비롯한 주변의 우방국들이 우리나라의 정보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나에게 맡겨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원 대표는 이 대통령에게 복지예산의 증액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투자자-국가간 소송제도(ISD) 문제에 대한 재협상 추진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김 대변인은 밝혔다.

김 대변인은 "결론적으로 합의된 것은 전혀 없다"며 회담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오전까지 대변인 배석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어제는 오라고 하고 오늘 아침에는 오지 말라고 하는 등 정리가 되지 않았다"며 "청와대 의전에 문제가 있다"고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