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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팔의 외환중계] 그리스 디폴트 우려, 악재로서의 영향력은 어디까지?

  • 정경팔 외환선물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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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5.0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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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문제 재 부각, 환율 상승으로]
오늘 달러/원 환율은 어제 종가 대비 3원40전이 상승한 1139원에 개장했다. 개장 이후 코스피 지수가 완만한 하락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달러/원 역시 장중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1141원20전까지 상승했고 전일 종가 대비 4원80전이 상승한 1140원40전에 오늘 거래를 마감했다. 5월 들어서 지난 7일에 이어서 두 번째로 1140원대에 거래가 이루어지는 모습이다.

오늘 환율이 상승한 것은 그리스 문제가 뒤늦게 부각되면서 국내외 주식과 상품 그리고 위험통화들이 모두 하락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지난 3월 유럽연합 및 IMF와 1730억 유로 (2280억 달러) 규모의 구제 금융을 지원받기로 합의했는데 이 자금을 순차적으로 지원받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서 오는 6월까지 의회를 통해서 115억 유로 규모의 공공 재정을 감축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리스 정당 모두 연정을 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만약 이 때문에 6월17일에 재선거가 치러질 경우 급진좌파 연합인 시리자 당의 득표율이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에 예정된 긴축이 진행되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존 협약을 두고 그리스와 유럽연합 그리고 IMF 사이의 갈등이 더 커지면서 위험자산과 위험통화의 조정이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이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그리스 관련 불확실성의 요체가 되겠다.

[외환시장 참여자, 그리스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 전망이 다소 우세]

그리스 사태에 반응하는 시장의 반응을 보고 있자면 작년과 같은 일률적인 위험자산의 조정 형태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분석과 전망에 있어서 혼란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밤의 뉴욕증시와 국제유가의 반응이다.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모두 하락세로 마감했지만 뉴욕장 개장 이후 90분이 경과한 시점부터 저가 매수로 반등하면서 낙폭을 상당부문 줄이면서 마감했고 국제 유가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였기 때문에 위험자산시장의 입장에서만 보면 그리스 문제에 대해서 시장이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긴 것이 아닌가 하는 해석도 가능한 상황이다. 프랑스 문제에 있어서 독일과의 공조체제가 무너질 것으로 보는 세력과 원만한 합의를 이루어 갈 것으로 보는 세력이 서로 충돌하고 있듯이 그리스 문제 역시 향후 극단적인 디폴트 시나리오와 유로존 내 유지 지속이라는 두 개의 다른 시각이 서로 충돌하고 있음을 추정해 볼 수 있는 배경이다.

결국 어느 시장, 어느 재료이든지 각기 다른 시각이 존재하기 마련인데 두 세력의 힘이 서로 비슷한 지, 아니면 어느 한 쪽이 더 우세한지의 문제는 주식시장이나 상품시장이 나머지 시장, 특히 외환시장과 서로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느냐의 여부를 통해서 검증해 볼 수 있다. 리스크에 대한 시장 간의 반응이 서로 다를 경우 외환시장이 주식시장의 선행지표 역할을 해온 경우들이 종종 있어왔기 때문에 향후 시장 방향성을 전망함에 있어서 외환시장의 반응을 다른 시장의 그것들 보다는 좀 더 무게감있게 다루게 되는 경향이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뉴욕증시가 마감되기 2시간 전부터 위험자산들의 반등세에도 불구하고 달러화가 위험통화들에 대해서 반등세를 보이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비 통상적인 반응이 향후 시장의 방향성을 암시하는지 여부에 주목하고자 한다. Risk on-off로 이어지는 시장에서 위험자산의 반등 시에 달러화가 반등했다는 것의 의미는 그만큼 달러 매수 세력들이 강하게 포진하고 있다는 것이며 최소한 외환시장에서는 주식시장이나 상품시장에 비해 그리스의 미래에 대해서 비관적으로 보는 시장참여자들이 더 많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원화, 해외통화들 대비 상대적 강세 유지]

프랑스 문제가 부각될 때까지만 하더라도 외환시장에서는 양 방향이 균형을 이루면서 유로/달러가 1.30 달러를 중심으로 방향성 없이 움직였지만 그리스 문제가 부각된 이후에는 달러 매수 세력이 좀 더 우위를 점하는 모습이 뉴욕장 후반에 이어서 오늘 아시아 장까지 이어지고 있다. 유로화나 호주달러 등 해외통화들이 달러화 대비 박스권을 이탈하여 전 저점을 갱신하고 있는 모습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달러/원의 경우는 박스권의 상단에만 진출했을 뿐 아직은 상향 돌파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원화가 해외 위험통화들보다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한 일부 요인으로는 대외변수와 방향성이 서로 충돌하는 국내 수급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순매도는 오늘까지 6일째 이어지고 있고 원화 채권 순매수 규모 역시 4월부터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외변수에 맞설 수 있는 국내 수급은 수출업체 네고나 중공업체 선물환 매도 물량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들이 아직은 환율 상승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지 않은 점이 달러/원 시장에서 고점 매도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 당국 개입의 경우 기술적으로 은밀히 진행될 수는 있겠으나 국제 외환시장의 방향성 부재가 서울 외환시장 방향성 부재의 주 요인인 만큼 시장 일각의 예상만큼 당국 개입이 의미 있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 환율 박스권 상향 돌파 가능성은 살아있어
국내 수급 문제를 언급했지만 환율이 방향성을 보이지 않고 있는 주 요인은 역시 서울 시장에 강력한 시장 조성자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글로벌 달러의 강세가 좀 더 진행되면서 역외의 방향성이 달러 매수로 좀 더 모아질 경우 환율이 박스권을 상향 돌파할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본다. 따라서 유로/달러의 1.29 달러대 지지선, 호주달러/미 달러화의 1.00 달러 지지선이 무너질 지 여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환율, 그리스 악재로 어디까지 상승할까?]

그러나 환율이 그리스 악재로 인해 최근의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더라도 지난 해와 같이 1200원 전후한 수준까지 급등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최고 1150원 선에서 상승세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수급 상으로 국내 시장의 달러 유동성이 풍부하며 참여자들의 포지션이 대부분 롱이라는 점도 작용하겠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그리스의 디폴트 우려가 가까운 시일 내에 현실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 그리고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감당 가능한 사건으로 국제 금융 시장 참여자들의 인식이 점차 변하고 있다는 점이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 국민들이 비록 긴축에 반대하는 당에 표를 던지기는 했으나 동시에 80% 이상의 국민이 유로존에 머물고 싶어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리스 정부는 유로존 탈퇴 가능성을 볼모로 벼랑 끝 외교를 펼칠 것으로 보이며 유럽연합 및 IMF와 수주 내지 수개월에 걸친 협상을 통해서 궁극적으로는 제3차 구제금융을 얻어냄으로써 그리스가 유로존 내에는 머물되 긴축의 압박은 이전보다 약화시키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사 그리스의 디폴트와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커진다고 하더라도 스페인과 이탈리아로 위기가 전염되지 않는다면 시장은 이를 감내 할 수 있는 불가피한 상황으로 인식하면서 위험자산과 위험통화들의 패닉성 매도물량을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유럽선거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유럽국채 수익률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상승하지만 않는다면 그리스 문제는 환율에 있어서 방향성보다는 변동성을 확대하는 역할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https://twitter.com/FX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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