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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벨]증권사들 "유효수요 '우회로' 어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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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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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7.30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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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기준 만들었다 족쇄될까 우려…명시적 기준보다 보완설명 선호

더벨|이 기사는 07월25일(15:48)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증권사들이 유효수요 기준의 우회로를 찾고 있다. 회사채 수요예측이 파행으로 치닫자 금융감독 당국이 유효수요의 기준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공시토록 했지만, 자신이 만든 기준이 나중에 족쇄가 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당국의 지침대로라면 증권사들은 이르면 8월 부터 유효수요 기준을 상세하게 공시해야 한다. 유효수요로 인정되는 금리가 어느 범위까지가 될지 미리 알 수 있도록 해 투자자의 수요예측 참여를 유도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구체적인 기준을 정해 놓기 보다는 감독당국의 규제를 충족할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 나중에 바꾸기도 어려운 세부 기준을 만들었다가 그 기준이 오히려 족쇄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 증권업계, 유효수요 기준 만들어 제 발등 찍을라…유효수요 기준 '금리결정 논리'로 대체

회사채 수요예측을 정상화하기 위한 선결 과제는 투자자를 수요예측에 끌어들이는 것이다.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투자자가 없다 보니 사전에 확약한 금리 수준으로 발행금리가 결정된다. 미매각과 수수료 녹이기는 수요예측의 당연한 수순이 됐다.

투자자의 수요예측 보이콧(boycott)은 공모 희망금리 수준이 너무 낮게 설정되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금리로 수요예측을 실시하다 보니 과거와 같이 증권사가 수수료를 녹여 파는 회사채에 투자하는 편이 더 낫다는 것이다. 수요예측에 참여해 제 가격을 주고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이 오히려 바보 취급받는 상황으로 치딛고 있다. 수수료를 녹인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이 금리 수준도 높고 귀찮은 청약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 당국은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유효수요 산정 기준을 상세하게 공시하도록 했다. 증권사가 개별적으로 유효수요의 기준을 만들고 이를 상세하게 공시토록 하면 회사채 발행 금리 수준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증권사는 이르면 오는 8월부터 유효수요 기준을 상세하고 공시해야 한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아직 유효수요에 대한 세부 기준을 만들지 않고 있다. 기준을 만들면 오히려 그 기준 자체가 스스로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증권사는 구체적인 기준을 만드는 대신에 금리결정 논리로 대체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민평 금리를 기준으로 민평 금리와 차이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수급이나 신용분석 등의 논리를 만들고, 이를 공시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기준을 만들어 놓는 것보다 증권사가 융통성을 발휘할 여지가 많은 방식을 택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다.

증권사 DCM팀 관계자는 "상세한 기준을 만들었다가 상황이 바뀌면 기준을 다시 바꾸기 어렵다"면서 "스스로에게 제약이 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 놓을 증권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아직 방법론을 구상 중인 단계여서 확신하기 어렵지만, 대부분의 증권사가 주관사로서 발휘할 수 있는 융통성을 크게 제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유효수요 기준 강제조항 없어…여러 기준 놓고 상황마다 다르게 적용

증권사의 이 같은 대처는 금융감독 당국이 수요예측 기준에 대해 구체적인 강제 규정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증권업계는 희망금리 기준에 대한 구체적인 강제 규정을 만들어 달라고 계속해서 당국에 요청해 왔다. 당국 규제를 구실로 발행사와 교섭력을 확보하겠다는 심산이다.

증권사 DCM팀 관계자는 "당국이 강제 규정을 만들지 않은 상황에서 증권사가 자체 기준으로 발행사와 금리 교섭력을 확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주관 경쟁이 치열한 환경에서 증권사는 발행사 입맛을 맞출 수 있는 빈틈을 계속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치열한 주관 경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증권사 자율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면 가장 소극적으로 기준을 만드는 증권사가 영업에 유리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당국은 유효수요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만들어 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요예측이라는 시장 논리를 통한 가격 결정 과정에 당국이 개입해 가격에 영향을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당국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기준을 규정화할 수는 없다"면서 "투자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유효수요 기준을 만들면 투자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의 구체적인 지침이 없어 유효수요에 대한 여러 대안을 두고 상황에 따라 취사선택하는 형태로 유효수요 기준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가지 기준이 모든 회사채 발행 상황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투자협회가 유효수요 방법론에 대한 업계 의견을 취합할 때 나온 것은 4분위법 10%룰 등이다. 하지만 4분위법이나 10%룰 등은 수요예측에 투자자가 많이 들어올 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업계가 유효수요 기준으로 제시한 4분위법이나 10%룰 등은 투자자가 수요예측에 참여하지 않는 현 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 가지 기준을 만들기는 어렵고 강제 규정도 없기 때문에 증권사들은 여러 기준을 놓고 상황 별로 취사선택하는 형태로 유효수요 기준을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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