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을 '곡선'으로…청계천 재복원 "예산이 관건"

서울 청계천을 찾은 시민들이 물놀이를 즐기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서울시가 내년부터 청계천 일부 구간을 곡선화하고 물의 흐름을 막고 있는 보를 철거하는 등 자연형 생태하천 복원 사업을 추진한다.

서울시는 28일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청계천을 재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급한 복원으로 그동안 제기됐던 '인공수조' 논란과 수질오염, 수포교 원형 복원 문제 등을 해결해나간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부터 서울연구원·청계천시민위원회와 공동으로 개선 방안을 마련해온 서울시는 △단기(2014~2018년) △중기(2019~2030년) △장기(2031~2050년)로 나눠서 청계천 재복원 사업을 시행하기로 했다.

2018년까지는 생태·환경 복원에 초점을 두기로 했다. 직선화돼 있는 청계천의 일부 구간을 곡선화하고 하류지역에서 보 역할을 하는 하수도 차집관거를 옮길 계획이다. 차집관거를 제거하면 유속이 빨라져 오폐수가 고여 있는 것을 방지, 폭우 때마다 물고기들이 집단 폐사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1959년 청계천 복개공사 당시 장충당공원으로 옮겼던 서울유형문화재 제18호 수표교를 복원하는 일과 백운동·중학천 복원 사업 등은 2030년까지 중기계획으로 짜였다. 장기 계획으로는 2050년까지 청계천 주변 역사문화거리, 보행전용거리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아직 청계천 재복원 사업 관련 예산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청계천을 자연하천으로 재복원하는 데에는 최소 수백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시장으로 있던 2003~2005년 청계고가 철거와 하천복원에 들어간 비용은 3900억여원이었다. 2005년 10월 복원이 완료된 이후 2006년부터 지난 8월까지 유지보수 비용으로만 565억원이 들어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청계천 재복원 사업이 내년 6월 지방 선거를 앞둔 전시행정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재복원을 하면 유지비가 크게 줄어 장기적으로는 재정에 보탬이 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다음달 10일 서울 글로벌센터에서 시민설명회를 열어 시민의견을 수렴한 후 내년 1월 '청계천 2050 마스터플랜'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