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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관예우 1번지' 법조계...불감증이 빚은 '안대희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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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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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5.2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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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전관예우는 합법적 로비스트?

#.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28일 '전관예우' 논란 끝에 사퇴하면서 우리 사회에 만연된 전관예우, 특히 법조계의 전관예우 관행과 불감증이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안 후보자의 논란이 특히 크게 불거진 것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관피아 근절' 의지를 공공연하게 밝혔기 때문이다. 판·검사 출신들의 전관예우를 일컫는 '법피아'(법조계+마피아)가 '관피아' 중 으뜸사례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안 후보자가 관피아 척결의 핵심 역할을 맡을 총리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안 후보자는 이날 사퇴하면서 "전관예우는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서울지방변호사회는 27일 논평을 통해 "5개월 동안 16억 원 수임료는 보통의 변호사로는 꿈도 꾸지 못할 금액"이라며 "만약 안대희 전 대법관이 법정에 출석하지도 않으면서 고액의 수임료를 받았다면 이는 전관예우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 전관예우 논란 끝에 후보자가 낙마한 사례는 이번만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정동기 전 감사원장 후보자가 대표적이다. 정 후보자는 2011년 1월 감사원장 후보자 내정 당시 2007년 11월 대검차장에서 물러난 뒤 법무법인에서 일하며 7개월간 7억7000만원을 받은 것이 논란이 됐다.

여론이 들끓자 당시 여당이었던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내부에서조차 자진사퇴 촉구가 이어졌고, 정 후보자는 결국 내정 12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정 후보자 사퇴 이후 퇴직한 판·검사가 마지막으로 근무한 법원·검찰청의 사건을 1년간 수임할 수 없도록 하는 '전관예우 금지법'(변호사법 개정안)이 2011년 국회를 통과했지만 헛점 투성이 입법 탓에 전관예우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앞서 박근혜정부 출범 직전 대통령인수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 역시 법무법인에서 7개월간 7억원을 받는 등 재산 문제로 결국 낙마했다.

#. 전관예우는 인사때마다 반복됐다. 노무현 정부시절 이용훈 전 대법원장은 2005년 국회 인사청문회때 대법관 퇴직 후 5년간 60억원의 소득을 올렸다고 신고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같은해 박시환 전 대법관 역시 변호사로 개업한 2003년 9월부터 2년여간 300여건의 사건을 수임하고, 19억원의 수입을 올리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둘다 인사청문회를 통과했다.

현 정홍원 국무총리도 전관예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정 총리는 24개월간 로펌에서 활동하면서 10억원 가량 급여를 받은 것이, 황교안 법무부 장관도 부산고검장 퇴임 직후 법무법인 태평양으로 자리를 옮겨 17개월간 16억원의 소득을 올린 사례로 질타를 받았다.
'전관예우 1번지' 법조계...불감증이 빚은 '안대희 참사'


◇전관예우는 '합법적 로비스트?'=전관예우가 문제가 되는 것은 일단 국민정서를 뛰어넘어 지나치게 많은 돈을 받기 때문이다. 불과 몇년새 수억원 또는 수십억원이나 되는 천문학적 돈을 쉽게 버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큰 괴리감을 느끼고 있다.

수많은 전관예우 변호사들이 일선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점은 더 큰 문제다. 사실상 유일한 '합법적인 로비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셈이다. 로펌이 이들을 데려와 큰 돈을 주는 것 역시 그동안 쌓인 인맥, 경력 등을 활용해 유리한 판결이나 입법 등을 이끌어내기 위한 로비를 위한 성격이 짙다.


새정치민주연합 법률위원장인 판사 출신 박범계 의원은 "로비스트를 합법화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대형 로펌에 소속된 전관예우의 변호사야말로 합법 로비스트"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법조계에는 전관예우를 당연한 것으로 보는 불감증이 만연해 있다. 실제로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안 후보자 전관예우에 대해 "공직생활을 어떠한 비리도 없이 무난하게 마쳤고, 최종 근무지에서 1년간 사건 수임을 금지하는 '변호사법'도 지켰다"며 "뭐가 문제인가"라고 밝혔다. 또 다른 판사 출신 변호사도 "탈세나 범법 행위를 저질렀으면 모를까 최근 나오는 논란은 과도한 흠집내기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전관예우 당연시하는 법조계 불감증 문제=여기엔 법만 어기지 않으면 다 된다는 '법 만능주의' 시각이 녹아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들 로펌에서 많은 돈을 버는데 퇴직후 돈을 버는게 무슨 문제가 되냐는 강변도 있다.

안 후보자는 전관예우 논란이 커지자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1년 사이에 늘어난 재산 11억 원 전부를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끝내 '법피아' 논란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안 후보자는 기부 약속은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전관예우로 문제가 됐던 정 총리와 황 장관도 전관예우로 받은 고액급여를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두고 벌어들인 돈을 기부만 하면 전관예우도 괜찮다는 시각이 팽배한 것. 결국 이들이 임기를 마치고 다시 로펌행을 할 경우 돈을 다시 벌어들이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법조인이 대거 포진한 청와대나 정부도 심각성을 인식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법조인 출신인 김기춘 비서실장과 홍경식 민정수석 라인이 전관예우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았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변호사는 "전관예우 관행이 가장 심각한 곳이 법조계"라며 "관피아 척결이 나오는 상황에서 국무총리 후보자의 전관예우 논란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그만큼 불감증이 심각하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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