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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살 수준의 작품 선보였더니 최고상 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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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고금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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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6.1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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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비엔날레 건축전서 황금사자상 받은 조민석 커미셔너 귀국 기자간담회

'2014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서 '분단'을 주제로 남북한 100년 건축사를 조명해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조민석 커미셔너. 그가 12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예술가의 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2014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서 '분단'을 주제로 남북한 100년 건축사를 조명해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조민석 커미셔너. 그가 12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예술가의 집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세계 건축전에서 최고의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받을 때도, 귀국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자신감이 넘치고 당당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한국 건축계 사상 처음으로 베네치아 비엔날레 건축전에서 65개 국가관 전시 가운데 최고상을 받은 조민석(48) 커미셔너(최고 책임자).

12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열린 귀국 기자 간담회에서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는 "현지에서 하도 사람들이 한국관 전시가 제일 볼 만하다는 말을 많이 해서 상을 탈 줄 알았다"며 "되레 타지 못하면 망신이나 당하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웃었다.

'짬뽕'이란 곡으로 한때 화제를 일으킨 인디밴드 '황신혜밴드'의 초기 멤버로 활동한 형 윤석씨를 둔 그는 "아버지도 형도 모두 건축을 전공했다"며 "형은 밴드 시절 인터뷰에서도 자신을 '건축가'로 소개하곤 했다"고 농을 건넸다.

남북한의 100년 건축사를 '분단'이란 이데올로기적 경계를 넘어 하나의 목소리로 응축한 '절묘의 미'의 근원이 집안 환경에서 비롯된 것임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조 커미셔너는 간담회에서 1시간 30분 가량을 근사한 말로 수상의 의미를 전하는 대신, 자신이 겪었던 전시 기간에 있었던 팩트(사실)를 순차적으로 전하는데 공을 들였다.

"이번 전시의 총감독 렘 쿨하스가 내건 주제는 '펀더멘털'(Fundamental·본질)이었어요. 그래서 부제도 'Architecture not Architect'(건축가가 아니라 건축)이죠. 그간 세계 건축전은 스타 건축가의 이름만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런 것에 대한 비판 차원에서, 그리고 가장 본질을 드러내는 건축의 참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어요."

그는 '근대성의 흡수', '건축의 요소', '몬디탈리아' 등 3가지 소주제로 엮은 전시에서 모두를 아연실색케 하는 창조물로 승부수를 내걸었다. 이를테면 문, 벽, 천장, 화장실 등을 이용한 '건축의 요소' 전시에서 천장은 고풍스러운 재료로 채색하고 바로 2층은 현대 오피스 세트를 끼워 넣는 식의 '부조화의 조화'를 구현한 것이다.

"지금까지 건축이라는 것이 그래머(논법)로서 주도권을 쥐고 있었던 게 사실이었어요. 우리가 영어를 배워야하듯, 건축에서 하나의 문법을 기준으로 따라가는 식이었다고 할까요. 하지만 '건축의 요소'는 문법이 아닌 하나의 단어로서 그 단어가 지닌 각국의 뉘앙스는 다를 수밖에 없잖아요. 이번 건축전은 결국 단어를 어떻게 구사하느냐를 시험하는 무대였어요. 그래서 대학살 수준에 버금가는 일을 저지를 수 있었어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건축의 요소에 대한 기본적인 것들을 담았고, 2600페이지나 되는 요소를 담은 책도 (전시중에) 낸 거예요."

'분단'은 다른 이데올로기 체제를 지닌 두 국가가 어떻게 다른 도시와 건축을 구성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근대성의 흡수'라는 주제에 맞는 콘셉트였다. 조 커미셔너는 이 주제에 '다층성'이라는 요소를 적절히 배합해 열린 해석의 길을 넓혔다.

"남과 북의 건축물을 보면서 그것이 구성주의든, 해체주의든 어떤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했어요. 그런 가치를 세계인들이 인정해 준 게 아닐까요?"

다층적 관점은 여러 상품을 통해 우리 고유의 정체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상의 '오감도'에서 시 4번을 인용, 보색을 대비시켜 면에서 점으로 향하는 독특한 상품을 만들거나, 60년대 서울 도시 건축물을 대표하는 김수근 건축가나 백남준 비디오작가, 이상 시인 등 39명의 다양한 작가들을 전시의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등 한국 건축의 미학을 새롭게 발견하는 식이다.

조 커미셔너는 이 얘기를 마친 뒤 "제일 좋아하는 게 건축이고, 하루의 90%를 건축에 쏟고 있다"고 말했다. 수상 의미는 여전히 그의 '입'에서 전해지지 않았다. 다만 옆에 앉아있던 배형민(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와 안창모(경기대 대학원 건축설계학과) 교수만이 "100년 모더니즘의 성과를 얘기할 때 한국 건축사의 위치를 자리매김해준 기회였다"고 거들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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