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내년에도 재정·통화 확대, 41兆 부족할 수도"(상보)

(서울=뉴스1)박지혜 기자 =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4.7.28/뉴스1

"재정정책이든, 통화정책이든 확장적 정책이 필요한 시기다. 하반기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내년까지는 지속돼야 한다. 41조원으로 부족할 수도 있다. 통화, 재정 측면에서 충분한 공급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정부가 재정, 통화정책 확대 기조를 최소한 내년까지 이어갈 방침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2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지 않지만 추경 소요만큼 내년 예산을 확대, 편성할 것"이라며 이처럼 밝혔다.


기업소득환류세제가 이중과세라는 지적에 대해 최 부총리는 "적정 수준 이상을 배당 등에 지출하지 않고 업종별 기준에 보다 많이 유보하면 법인세의 일정률을 추가 부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사내유보금에 대해 10%의 세금을 과세하면 이 부분이 법인세율 22%에 가산돼 법인세율이 24.2%가 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기업소득환류세제는 기업이 이익금의 일정 비율 이상을 투자나 배당에 쓰지 않을 경우, 나머지 이익금에 별도로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이다.

사내유보금 과세 방안은 이번 정기국회 안에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최 부총리는 "국회의원 대부분은 취지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인세율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현 단계에서 검토하고 있지 않고 올릴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 부총리는 "세계 각국이 법인세율 인하 경쟁 중"이라며 "세율 자체만 보면 우리나라 법인세율이 낮은 편이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수 부담액은 법인세가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인세율을 올리기보다 법인세율 인하에 따른 보안조치로 기업소득환류세제를 고민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이날 토론회에선 △부동산 대책 △규제개혁 추진 △청년실업 해소 방안 △온실가스배출권 거래제 등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최 부총리는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70% 수준인 현 상태에서 30% 만 더 있으면 집을 살 수 있다"며 "신용보강이 이뤄지면 전세를 살고 있는 사람 상당수가 매매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 70%, 총부채상환비율(DTI) 60% 적용 대책이 부동산 실수요 거래를 이끌어낼 방안이라는 평가다.

이어 최 부총리는 "2006년 대비 수도권 부동산가격이 20%, 아파트는 30% 하락했다"며 "이는 거품이 다 빠진 것으로 시장을 정상화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제나 규제가 서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 되레 서민피해로 가고 있고 주택시장을 정상화시키지 않으면 주거비 부담을 해소키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 완화정책의 정당성을 부여한 것이다.

규제개혁에 관해선 감사원의 감사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 부총리는 "감사원은 감사를 할 때 규제를 왜 안 풀어줬냐는 것을 중점으로 바꿔야 한다"며 "감사원은 인허가를 해주면 왜 해줬냐고 감사하는데 이런 감사행태는 시정돼야 지자체나 공직자들도 그렇게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부총리는 "규제를 중앙부처가 아닌 지자체나 공기업, 협회에 위임해서 집행하고 있는데, 집행기관들의 의사결정구조나 의식수준을 확실하게 고쳐야 국민들이 달라졌다고 느낄 수 있다"며 "국민이 체감할 때까지 확실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청년실업 문제에 대해선 "청년들이 일하고 싶어 하는 서비스업 분야의 규제완화가 대폭 이뤄져야 투자가 이뤄지고 청년실업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산업현장에선 사람을 못 구해서 난리"라며 "교육과 수요와의 괴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최 부총리는 "종합대학과 전문대학을 통합해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1월 시행될 예정인 온실가스배출권 거래제에 대해선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 부총리는 "당장 내년에 시작되기에 불안한 목소리가 많다"며 "과연 우리가 견딜만한 부담인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국제사회와의 약속이기 때문에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업계의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정부방침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선 "금리 운용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결정하는 사안"이라면서도, "정부와 한국은행이 경제에 대한 인식차이가 없기 때문에 그에 기반해 결정할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한은의 조속한 금리인하 결정을 우회적으로 촉진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