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원격의료 효과 검증 돌입…시범사업 이달말 시작

의사가 화상통신 등을 통해 먼 곳에 떨어져 있는 환자 상태를 진단하고 의약품을 처방하는 원격진료 시범사업이 이달 말부터 시작된다. 현행 의료법은 환자가 통신이나 화상 등을 이용해 의사의 진료나 처방을 받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원격의료가 허용되면 자주 병원을 찾아야 하는 만성질환자(재진), 거동이 어려운 노인 및 장애인, 도서 및 벽지 주민 등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복지부는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의 국회 논의에 앞서 복지부 주관으로 일부 의원급 의료기관과 보건소 등에서 이달 말부터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시작한다고 16일 밝혔다.

현행 의료법에서는 의사와 의사 사이에서만 원격의료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법이 바뀌어 원격진료가 허용되면 환자는 의사가 없는 곳에서도 간단한 영상통화나 전화 등을 통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이번 시범사업은 참여 시·군·구 의사회에서 추천한 의원급 의료기관, 참여를 희망한 개별 의원급 의료기관, 서울 강원 충남 경북 경남 지역 보건소 등을 대상으로 원격모니터링 중심으로 9월 말부터 시작한다. 원격모니터링은 화상통화 등을 통해 환자의 건강상태를 관찰, 상담하지만 처방을 하지 않는 것이다.

진단과 처방을 함께하는 원격진료의 안전성 검증을 위한 시범사업은 준비기간을 거쳐 도서벽지(보건소)·특수지 대상으로 10월부터 단계적으로 실시된다.


시범사업에는 9개 시군구의 11개 의료기관(의원 6개소, 보건소 5개소)과 특수지 시설 2개소가 참여한다. 대상 환자 규모는 약 1200명 예정(실험군·대조군 각 600명씩)으로 기존부터 시범사업 참여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아오던 환자 중 본인 동의를 거쳐 모집하게 된다.

다만 이 같은 원격진료 도입을 의료계가 반대했고 정부와 의료계(대한의사협회)는 지난 3월 시범사업을 통해 원격의료의 효과를 검증하기로 했다. 하지만 의협과의 협의가 늦어지면서 복지부 단독으로 시범사업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원격 모니터링 중심의 시범사업을 우선 착수하지만 의협과 시범사업 참여를 위한 협의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원격의료가 도입되면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의 건강관리 강화, 노인·장애인·도서벽지 주민의 불편 해소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번 시범사업에서는 원격모니터링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 개발도 함께 진행된다. 수가 적용 대상 행위는 원격모니터링과 이를 바탕으로 한 원격상담이며, 건강보험 적용 세부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또 개발된 건강보험 적용 모형은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시범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