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차명계좌에 둔 30억 주식, 어쩌면 좋나요"

머니투데이
  • 오정은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VIEW 15,333
  • 2014.11.25 16:10
  • 글자크기조절
  • 댓글···

29일 금융실명제법 시행 앞두고 증권업계 '분주'···"차명계좌, 환원이냐 증여냐 골머리"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차명거래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증권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고액자산가 대부분이 차명계좌를 보유한 상황에서 준비 없이 법 시행을 맞았기 때문이다.

지난 5월28일 국회에서 공포된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금융실명제법)'이 오는 29일부터 시행된다. 일명 '차명거래금지법'으로 불리는 이 법은 자금의 실소유주와 계좌의 명의자가 합의할 경우 허용됐던 관행적 차명거래를 금지하는 것이 골자다. 아울러 차명거래에 대한 처벌로 세금과 가산세 추징에 형사처벌(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추가해 처벌 강도를 높였다.

왕현정 현대증권 세무전문 연구위원은 "지난해 초 차명계좌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당시에는 무관심했던 국민이 대다수였다"며 "이번 금융실명법이 형사처벌과 맞물리자 갑자기 이슈가 확산되며 고객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바쁘다 바빠" 금융투자업계, 늑장 대응 나서=차명거래를 금지한 법안 발효를 나흘 앞두고 증권업계는 다급하게 대응에 나섰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2일 은행연합회 등과 공동으로 준비한 '금융실명법 주요 개정내용 및 관련 Q&A' 자료를 가이드라인으로 증권·자산운용·선물사에 배포했다. 현재 증권사들은 이 자료를 토대로 직원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직원들은 고객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투협은 법 시행을 2주 앞둔 지난주에야 회원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하고 안내 포스터를 배포했지만 '당장 차명거래가 안 된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기엔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다.

일선 증권사 지점에는 고객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주로 '차명계좌를 실명으로 바꿔야 하는지', '어떤 경우에 차명계좌에 해당되는지'와 관련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이미 지난해 초부터 차명계좌 관련 세무 설명회를 수차례 개최했지만 상황을 지켜보기만 했던 고객이 다수여서 뒤늦게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최자영 신영증권 패밀리오피스 세무사는 "초고액자산가들의 경우 미리 차명계좌를 정리한 경우가 많지만 리테일 고객들은 뒤늦게 관련 문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테일 고객의 차명계좌 보유 목적은 대부분 △금융소득종합과세 회피 △예금자보호법 혜택 △공모주 복수 투자를 위한 계좌가 주류였다. 본인 명의로 보유한 금융자산에서 나오는 연 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자식이나 배우자에게로 일부 자산을 이체해놓거나, 5000만원 이상 예금자산을 자녀 명의로 분산한 경우였다.

◇증여냐 환원이냐…기로에 선 자산가=증권업계의 세무 전문가들은 차명자산을 실명으로 환원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차명재산의 환원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증권업계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주식' 자산이다. 차명 주식의 경우 매년 상장사의 주주명부폐쇄기간에 차명 계좌주가 주주명부에 등록되면서 증여로 간주(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의 2-명의식탁재산의 증여의제)되기 때문이다. 즉 다른 금융자산은 차명 계좌를 소명할 수 있지만 주식은 대부분 증여로 간주, 대규모 증여세와 가산세(40%)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 일선 세무사들은 주식의 경우 환원이 간단하지 않다고 보고 고객별 맞춤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차라리 차명계좌라는 것을 인정하고 소득세와 벌금(최대 5000만원)을 내는 것이 증여세와 가산세의 합보다 적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예 현금을 인출해 금고에 넣으려는 고객들에게는 "대량 현금 인출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금 인출은 거래내역이 남기 때문이다. 결국 고액자산가들은 환원(소득세+벌금 납부)과 증여(증여세+가산세)의 기로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

증권업계의 한 세무사는 "29일 이전에 차명 재산을 정리해 본인 계좌로 되돌린다 해도 관할 세무서에서 이를 증여로 간주해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다"며 "소득세는 5년밖에 추징이 안 되지만 증여세는 15년까지 추징할 수 있어 잘못할 경우 금융자산의 원금 전체를 증여세와 가산세로 날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차명계좌를 박멸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이해되나 이번 차명거래금지법은 현실을 고려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증권 왕 세무사는 "차명계좌를 보유한 국민이 대다수인 상황에서 법이 갑작스럽게 시행돼 준비되지 않은 고객이 많다"며 "장기간 묵인했던 관행을 처벌하는 법을 시행하기 이전에 차명을 되돌릴 경우 메리트를 줘야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동학개미군단' 봉기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머니투데이 기업지원센터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