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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 줄이기 나선 車부품업계…'중노동' 오명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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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1.26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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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고용노동부 공동기획> 근로시간 줄이고 행복 더하기③ 구조적 한계 극복 다양한 유연근무제 시도…근로개선 시동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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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원주시에서 자동차 안전벨트를 생산하는 ㈜진성산업의 작업장 모습. &copy; News1
강원도 원주시에서 자동차 안전벨트를 생산하는 ㈜진성산업의 작업장 모습. © News1

# 자동차부품 공장에서 일하던 주모씨가 과로로 사망했다. 경찰 조사에서 주씨는 사망 전 42일 간 하루도 쉬지 않고 근무를 했고 이 기간 초과근로 시간도 159시간에 이르는 등 업무상 과로가 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 자동차부품 공장의 장시간 근로가 심각 수준에 이르렀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자동차 부품업체와 금속 가공제조업체 48곳의 근로 시간을 감독해 보니 46곳(95.8%)에서 주 12시간인 연장근로 한도를 초과했다.

부산의 자동차부품 제조회사인 금문산업㈜에서 일하는 박용택(32·가명)씨는 이러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프면서도 가슴을 쓸어내린다. 밤낮 쉴 새 없이 일하다가 병원에서 만성피로중후군 진단을 받은 적이 있어서다.

"남의 일 같지 않죠. 제가 다 겪었던 일인걸요. 아직 결혼도 못해보고 삼십대 초반 나이에 쓰러지면 어떡하나 싶었죠. 지금은 열악했던 근무 환경이 바뀌어서 휴일이 늘고, 복지혜택도 좋아서 그런 걱정을 덜 하게 돼요"

요즘 박씨의 삶은 변했다. 평소 하고 싶었던 수영을 배우고 주말에는 가끔 친구들과 캠핑도 간다. 전에는 일이 힘들어 쉬기에 바빠 누굴 만나기가 귀찮다고 느꼈지만 최근에는 싱글 탈출을 위해 소개팅을 하면서 결혼 계획도 세우고 있다.

장시간 근로 관행을 개선한 회사는 박씨의 생활까지 바꿔놨다. 금문산업은 '사람을 위한 기업'이란 신조답게 최근 직원들의 여가시간을 늘리고 성과달성 연동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등 근로형태 변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부산에서 자동차부품을 제조하는 금문산업의 주요 임원들이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copy; News1
부산에서 자동차부품을 제조하는 금문산업의 주요 임원들이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 News1

◇휴일특근 폐지, 순환휴가제 도입…인센티브제로 임금 보전

지난 1990년 설립한 금문산업은 현대차·지엠·포드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회사에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다. 기술개발과 자동화 제조시스템을 바탕으로 급성장을 거듭해 2012년에는 3000만달러 수출탑을 수상한 바 있다.

300여명의 근로자들은 늘어나는 원청회사 주문에 생산 라인을 멈출 수 없어 2조2교대제로 라인을 24시간 풀가동했다. 게다가 여유 인력이 없어 쉬는 시간에도 라인을 계속 가동시켜야 하는 구조 속에서 일을 해야 했다.

이렇다보니 근로자들의 피로감이 한계에 달할 수밖에 없었다. 임금이 다소 줄더라도 3교대로 전환하자는 직원들 의견이 힘을 얻으면서 장시간 근로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임금 하락 폭이 클 경우 퇴사자가 속출 할 수 있어서 임금 보전 방안이 절실했다.

금문산업은 우선 직원 휴게실 확보와 체계적인 신규 직원 교육제도를 마련하는 등 기초적인 개편 작업을 시작했다. 또 1~2명의 여유 인력을 배치해 노동 강도를 낮추는가 하면 휴일 특근 폐지, 순환휴가제 도입 등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꾀했다.

가장 힘든 과정인 임금 보전 방안으로는 생산 연동 인센티브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도금 1공장의 경우 9.4%에 달하던 불량률을 7.5% 이하로 줄이면 구간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5% 이하로 단축하면 100%를 보전하는 방식이다.

금문산업 관계자는 "현재 장기적으로 2조2교대에서 3조2교대 전환을 위해 노사 협의를 통한 근로자 설명회 및 규정 정비와 운영 매뉴얼을 작성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생산성 증대와 기업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유연근무제로 장시간 근로개선. &copy; News1
다양한 유연근무제로 장시간 근로개선. © News1

◇1~2차 협력업체 구조적 한계 탈피…다양한 유연근무제 도입

자동차부품 제조업계의 장시간 근로문화 개선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근로자들의 피로도를 낮춰 생산성을 높이고 매출을 더 올릴 수 있다는 인식이 조금씩 확산되면서 여러 곳에서 근로개선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 원주시에서 자동차 안전벨트를 제조하는 ㈜진성산업은 지난해 주야간 맞교대 방식에서 주간 2조2교대로 전환했다. 2차 협력업체라는 구조적인 한계에서 근로시간 조정이 어려운 만큼 '탄력적근로시간제'도 도입했다.

가솔린·디젤차량에 필수적으로 장착되는 부품을 생산하는 충북 충주의 보그워너베루시스템즈코리아㈜는 근로시간저축휴가제를 비롯해 최고 한 달가량의 집중휴가제와 집중근무제, 출퇴근 시간을 선택하는 시차출근제 등 다양한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초과근무 형태를 개선했다.

경기 화성시의 나노스㈜는 2012년 교대제 개편을 시도하다가 임금 하락에 대한 직원 불만족과 생산량 예측 미흡 등으로 실패했으나 최근 생산라인 중지 없이 상대적으로 임금 하락폭이 작은 3조2교대로 변경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전북 완주군에서 자동차 연료탱크와 범퍼를 제조하는 우신산업㈜도 단기적으로 주야 맞교대에서 주간 2교대로 개편하고 장기적으로는 월급제 방안을 도입해 나가기로 하는 등 장시간 근로 개선에 노사가 함께 여러 대안을 찾고 있다.

노사발전재단 관계자는 "자동차부품 업계는 언제나 정해진 기간 내에 원청의 주문량을 납품해야 하는 1~2차 협력 업체 형태로 돼 있어서 장시간 근로개선이 쉽지가 않다"며 "하지만 회사의 특성을 살린 탄력근무제 도입 등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길 모색을 위한 붐이 조성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충북 충주의 보그워너베루시스템즈코리아㈜ 직원들의 모습. &copy; News1
충북 충주의 보그워너베루시스템즈코리아㈜ 직원들의 모습. © News1

◇전문가 "근로개선 움직임 가속…정부 지원과 법 정비 시급"

최근 노동당국은 국내 주요 자동차 관련업계를 대상으로 장시간 근로 폐해에 대한 특별·수시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노동유연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하고 다양한 행·재정적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감독은 강화하되 재정 지원을 확대해 현장의 근로시간 단축 연착륙을 유도하고 있다"며 "장시간 근로에 의존하는 생산시스템에서 벗어나 생산성 향상을 통해 고성과 사업장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제도정비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장시간 근로가 관행으로 굳어져 온 자동차부품 업계의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동시에 국회에서 계류 중인 근로시간 단축을 포함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주문하고 있다.

노동학계 한 인사는 "노사 의식 변화로 현장 곳곳에서 합리적 근로시간 운영의 성과는 계속해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루 아침에 근로관행을 바꾸기가 쉽지 않은 만큼 정부 지원과 선진적인 법·제도 정비가 시급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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