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야 산다" 동아에스티 불법 영업 근절책 들여다보니…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동아에스티는 이달 초 한 리보트에서 김원배 부회장, 박찬일 사장, 영업본부장, 전국의 영업지점장, 영업활동을 관리 감독하고 지원하는 부서의 관리자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CP강화 선포식을 갖고 불법 리베이트 근절의 실천의지를 다졌다./사진제공=동아에스티

국내 제약사들이 관행처럼 여겼던 불법 영업을 단절하기 위해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불법 영업을 하다가 적발되면 회사 존립 자체를 장담할 수 없어서다.

정부는 2010년 리베이트를 제공한 회사와 받은 의사 모두를 처벌하는 '리베이트 쌍벌제'를 도입하면서 불법 리베이트와 전쟁을 선포했다. 지난 7월부터는 같은 약에 대해 2회 이상 리베이트를 주다가 적발되면 건강보험 급여목록에서 삭제하는 이른바 '투아웃제'도 도입했다.

국내 최대 제약회사인 동아에스티 (64,900원 ▲700 +1.09%)는 지난 7월 기존 공정거래자율준수프로그램(CP·Compliance Program)팀을 사장 직속 CP관리실로 격상시켰다. 동아에스티 CP관리실은 책임자인 상무를 포함해 총 10명의 직원으로 구성된다. 이는 국내 제약사 중 가장 큰 규모다. CP관리실은 영업 활동이 관련 법규에 어긋나는지 사전 검토해 법 위반 가능성이 있는지 미리 차단하는 것이다.

특히 동아에스티는 CP업무를 총괄하는 자율준수관리자로 사장을 임명해 CP 업무를 최고경영자로 직접 보고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소순종 CP관리실장(상무)은 "CP업무와 충돌할 수 있는 다른 부서로부터 CP운영에 대한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직보 체제를 가동한 것"이라며 "CP준수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최고경영자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소 상무는 "CP관리실에 보고하지 않은 영업은 일절 금지하고 있다"며 "CP가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CP 준수 여부를 평가해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한편 인센티브도 제공한다"고 말했다.

영업활동에 대한 내부 통제가 강화되면서 초기에는 직원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CP 규정 교육과 리베이트 관련 사내 규정을 강화하자 직원들 사이에서는 "다른 제약사는 하지 않는 규제를 먼저 나서서 하는 것은 영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는 반발로 나왔다.

하지만 법을 제대로 지켜가며 영업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지속적으로 알렸고, 준법정신이 직원들 사이에 서서히 자리 잡았다. 소 상무는 "앞으로 CP관리실은 사내 컨트롤 타워로서 사내 CP문화 정착과 발전에 필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적용시키려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동아에스티는 이달 초 김원배 부회장과 박찬일 사장, 전국 영업지점장 등 영업활동을 관리 감독하고 지원하는 부서 관리자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CP강화 선포식도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