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메이트 결정, 이주영·홍문종vs유승민·원유철 누가 이길까

새누리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거가 이주영-홍문종 의원 대 유승민-원유철 의원(원내대표-정책위의장 순)의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홍문종(왼쪽), 원유철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이주영, 유승민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정책위의장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2015.1.28/뉴스1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출 대진표가 28일 이주영-홍문종 의원 대 유승민-원유철 의원의 대결로 확정되면서 이 같은 러닝메이트 조합이 경선 판세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양측 모두 영남 원내대표-수도권 정책위의장이란 사실 등 공통점이 있지만 네 사람이 걸어온 궤적은 조금씩 다르다. 이주영 의원은 홍문종 의원을 영입하면서 친박 색채를 강화하는 동시에 경험 면에서 다소 우위에 섰고, 유승민-원유철 조는 상대적인 탈계파 성향과 패기가 두드러진다. 양측은 각각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차별화 전략을 펼 전망이다.



홍문종·원유철 두 의원은 28일 잇단 기자회견에서 각각 이주영·유승민 의원과 손잡고 여당 정책사령탑이 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두 의원 모두 '수도권 대표론'을 내세워 원내대표에 직접 출마하려다 방향을 틀었다.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이반 등이 심각한 상황이란 진단은 같았지만 해법이 달랐다.


홍 의원은 "이럴 때일수록 서로 손가락질하기보단 화합하고 어깨를 두드려줘야 한다"며 화합론을 들고 나왔다. '소통'과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강조한 이주영 의원과 연장선에 있다. 반면 원 의원은 변화와 혁신을 주문했다. 여당과 조율하지 않은 정부 정책은 곤란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앞서 유승민 의원은 "확실한 변화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주영-홍문종 조는 주요 당직을 두루 거친 게 장점. 이 의원은 2012년 19대 총선때 정책위의장이었고 그해 대선에서는 대선기획단장을 맡았다. 홍 의원은 박근혜정부 초기 당 사무총장을 맡았고 경기도당위원장도 지내는 등 당무에 두루 밝다. 친박계 핵심 홍 의원은 정치적 고비마다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발언으로 '색깔'을 분명히 했다. 다만 이 때문에 확장성에 한계가 있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다음달 2일 치러지는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이 이주영 의원(왼쪽)과 유승민 의원의 양강 구도로 전개된다. 2015.1.26/뉴스1

유승민-원유철 조는 당직 경험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역량과 친화력 면에서 강점이 있다.유 의원은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과 박 대통령 의원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고 선출직 최고위원도 했다. 원 의원은 외교분야 전문성이 강점, 경제분야가 약점이란 시각이 있다. 단 유승민 의원이 '경제통'인 만큼 정책결정에서 당이 주도권을 가져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럼에도 정책역량이나 '스펙'으론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의원 당선횟수 합계도 7대 7로 팽팽하다. 계파와 출신지역이 변수로 부각되는 이유다.

이 의원은 비교적 새로운 친박이란 뜻으로 '신(新)박', 유 의원은 오리지널 친박 또는 '원박'(원래 친박)으로 불린다. 원내대표는 부산경남(PK) 신박(이주영)과 대구경북(TK) 원박(유승민)이, 정책위의장은 같은 수도권에서 친박핵심(홍문종)과 비박계(원유철)가 맞붙는 양상이다.


양측 모두 "친박, 탈박 그런 것(구분)에 의존하지 않는다"(홍 의원)는 입장. 하지만 이주영-홍문종 조가 당청관계를 지금보다 원만하게 만들겠다는 쪽이라면 유승민-원유철 조는 정부 성공을 위해서라도 당이 무게중심을 가져야 한다는 쪽이다. 이 지점이 차별화 포인트이자 의원들의 표심에 변수다.
어느 쪽이 당선되든 국회에 선례가 드문 일들이 벌어진다는 점도 흥미롭다. 홍 의원은 현직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이다. 정책위의장에 당선되면 미방위원장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 홍 의원도 "(겸임한) 예가 없는 걸로 안다. 여러가지로 생각중"이라고 말했다.

유승민-원유철 조가 당선되면 정책위의장이 4선으로, 3선 원내대표보다 선수가 높은 이례적 상황이 온다. 역할분담 과정에서 갈등이 생기면 의외의 어려움에 빠질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유 의원이 원 의원 출마회견에 배석, "제가 좋아하는 분이고 스토킹했다"고 말하는 등 예우를 갖추는 모습을 보였다. 나이는 유 의원(1958년생)이 원 의원(1962년생)보다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