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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50% 성과급' 뒤엔 구내식당 반찬까지 줄인 아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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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시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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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2.0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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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전 부도위기 몰렸던 SK하이닉스 2년 연속 사상최대 신화 써내려가

지난해 '2년 연속 사상최대 실적' 기록을 세운 SK하이닉스가 지난달 30일 전직원들에게 연봉 50%에 달하는 파격 성과급을 지급했다. 사진은 SK하이닉스 직원들 모습./사진제공=SK하이닉스
지난해 '2년 연속 사상최대 실적' 기록을 세운 SK하이닉스가 지난달 30일 전직원들에게 연봉 50%에 달하는 파격 성과급을 지급했다. 사진은 SK하이닉스 직원들 모습./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81,800원 상승1000 -1.2%) 임직원들이 지난달 30일 '2년 연속 사상 최대 연간 실적'을 올린 보상으로 연봉의 50%(세전 기준)에 달하는 거액의 성과급을 받아 화제다. 특히 이는 최대 지급한도(연봉의 40%)를 초과한 것이어서 이례적이다.

주변에서는 "역시 대기업이라 다르다", "요즘 같은 어려운 시기에 부럽다"는 반응들 일색이다. 그러나 이는 SK하이닉스의 지난 역사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쉽게 할 수 없는 얘기다.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이번에 파격 성과급을 받으면서 10년이 넘는 지난 세월 동안 '천국'과 '지옥'을 오갔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고 입을 모았다.

◇韓경제 '미운오리'였던 하이닉스 '효자'로=실제 SK하이닉스는 한때 한국 경제의 '문제아' 취급을 받다 뼈를 깎는 노력 끝에 주인공으로 우뚝 선 파란 만장한 신화를 써왔다.

SK하이닉스는 원래 1983년 현대전자(현대그룹 소속)로 시작됐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미국·일본·대만 등의 20여 업체가 난립하며 가격덤핑 경쟁을 하는 '치킨 게임'이 벌어졌다.

후발주자였던 현대전자는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9년 정부의 '빅딜조치'에 따라 LG반도체를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웠지만, 부채는 17조3000억원까지 눈덩이처럼 불었다. 결국 2001년 현대그룹에서 분리됐고 워크아웃에 들어가 이름도 하이닉스반도체라고 바꿨다.

2000년대 초 D램 업계의 경쟁이 극에 달했지만 '하이닉스 사람들'은 이탈하지 않고 혼연일체가 돼 회사 살리기에 힘을 모았다. 여기에는 특유의 자존심과 오기가 작동했다.

◇하이닉스 혼연일체에 SK 과감한 투자 더해져 성과 이뤄=먼저 자발적으로 2000년부터 4년간 임금을 동결했다. 또 임원수를 30% 감축했고,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아닌 사업부 매각 등을 통해 2만2000여명이던 임직원수를 1년 만에 1만2000여명으로 줄였다.

남은 임직원들은 순환 무급휴직제를 실시했다. 구내식당 반찬을 4가지에서 3가지로 줄이고, 건물 입구의 자동문을 멈춰 전기료를 아끼는 등 돈이 샐 틈을 남기지 않았다.

연구원들은 1달 이상 퇴근 하지 않은 채 차별화된 고성능 D램 개발에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늘 벼랑 끝에 선듯한 비장한 각오를 가지고 연구에 임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당시 신규 장비를 살 돈이 없어 사용기한이 지난 장비를 닦고 조이고 기름 쳐 썼다"며 "경쟁사 투자비의 30% 정도를 가지고 최신 설비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했다"고 전했다.

한때 해외매각이 추진되기도 했지만 '하이닉스 사람들'의 강력한 자구노력이 이어지자 무산됐다. 이 같은 구성원들의 땀과 눈물로 가까스로 2005년 7월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타이밍'이 중요한 반도체산업의 특성상 자율경영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의미있는 성과였다.

하지만 위기는 또다시 이어졌다.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주력 상품인 D램 수요가 급감했고 그해 적자만 1조 92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 행진이 이어졌다.

이때 마침 하이닉스의 미래 가능성을 지켜본 구원투수가 나타났다. 바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었다. 주변에선 '무모한 도박'이라고 말렸지만 반도체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본 최 회장은 2012년 시장이 예상한 인수금액보다 더 많은 3조3000억원을 과감히 베팅했다. 그리고 경쟁사들이 투자를 줄일 때 반대로 투자를 늘렸다. 최 회장의 뚝심 있는 지원을 바탕으로 계속 기술력 격차를 벌려갈 수 있었다.

◇메모리반도체 '빅3' 굳건…'SK하이닉스 DNA' 강해질듯=그러는 사이 치킨게임으로 경쟁력을 잃어간 일본·대만 업체들이 나가 떨어지고 세계 D램 업계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의 '3강 체제'로 재편됐다.

마침 애플 아이폰을 위시한 스마트폰 돌풍이 일면서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는 행운까지 더해졌다. 최 회장의 선견지명이 빛을 발휘한 순간이다. 2013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데 이어 지난해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5조원을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과점 체제가 구축돼 당분간 안정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라며 "방심하지 않고 'SK하이닉스 DNA'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기술력을 계속 키워 간다면 앞으로 더 큰 신화를 써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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