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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꼭! 해야하는 안전벨트, 임산부에 위험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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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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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8.17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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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숙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소장 "남녀차 무시한 과학의 오류…젠더혁신 R&D 환경중요"

이혜숙 소장/사진=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이혜숙 소장/사진=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여성에게 특히 더 많은 과민성장증후군을 치료하기 위해 약물 개발 실험에 ‘수컷 쥐’를 썼다. 개발한 치료제를 임상 시험해 보니 효과는 없고, 되레 부작용만 발생했다. 이번에는 암컷 쥐에 수컷 쥐에 했던 똑같은 실험을 다시 해봤다. 그랬더니 수컷 쥐에서 나왔던 실험 수치와는 완전히 다른 값이 나왔다. 국내 모 대학병원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다.

왜 여태껏 몰랐을까, 과학은 믿을 만한 이론으로 자리 잡기 위해 철저한 논리적 검증 과정을 거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남녀 간 차이를 수십 년간 고려치 않았다면?

“지난 30년간 진행된 연구를 재검증해 보니 젠더(gender·성)에 대한 편견이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도 높인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혜숙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은 ‘젠더 혁신’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젠더 혁신은 우수한 연구결과를 낳을 수 있도록 기초·응용 연구 전 과정에서 젠더 분석을 접목하자는 과학기술계 최근 움직임이다. 일관되게 남성 피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에 여성 피험자도 추가해, 보다 정확한 연구 성과를 이끌자는 것.

“젠더 혁신의 핵심은 차이를 인정하는 R&D(연구·개발) 환경을 만들자는 거죠. 성차이 뿐만 아니라 인간이 사는 지역, 문화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어요. 이는 크건 작건 연구 변수로 작용하죠. 합리적이고 객관적이라고 생각해 왔던 과학이 젠더라는 변수를 놓쳐 일어난 부작용 사례는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많아요.”

자동차 제조사가 충돌 테스트. 대부분 남성 모형을 쓴다. 그 결과는 비슷한 충돌사고에서 여성이 47% 더 큰 부상을 입는다. 특히 기존 안전 벨트는 임신부에게 잘 맞지 않아 충돌사고 발생 시 임신부가 외상을 입어 배속의 태아가 사망할 확률이 높다.

사무실 냉방을 둘러싼 다툼도 주변의 예다. 한 여름 냉방이 ‘잘 돼 있는’ 사무실. 여성들은 옷을 껴입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면 남성들은 아무렇지 않다는 반응이 더 많다. 이는 사무실 온도 기준이 남성에 맞춰 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 대학 연구진은 대부분의 사무실 냉방 온도가 남성의 신진 대사율을 기준으로 설정돼 있어 몸집이 작고 상대적으로 열이 덜 나는 여성 대다수가 4도 정도 춥게 느낀다는 연구 논문을 지난 4일 발표했다.

“마스트리히트대 연구팀의 연구는 1960년대 체중 70kg의 40대 남성을 기준으로 설정된 공공장소 냉방 적정온도를 얘기한 것이죠. 1960년은 직장인 대부분이 남성이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여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어요. 그러므로 직장 여성이 대폭 늘어난 지금은 남녀의 신진대사 효율 등 성차를 반영해 적정 실내온도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소장은 기술 서비스 측면에서 성차를 반영해야 한다며 병원 사례를 추가로 들었다.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을 때나 치과에서 사용되는 엑스레이(X-ray) 강도는 건강한 남성을 표준으로 설정돼 있죠. 여성에게는 필요 이상으로 과다 노출되고 있어요. 불필요하게 쪼인 X선 양을 합하면 엄청날 거예요. MRI(자기공명영상)의 자기장도 여성에게 너무 많을 수 있죠. 지금처럼 체중 70kg 정도 되는 건강하고 젊은 백인 남성을 표준으로 설정한 것이 타당한지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할 때입니다.”
젠더 분석은 연구자뿐만 아니라 기업들이 특히 관심을 쏟아야 할 분야라고 이 소장은 강조했다.

“앞으로의 시장은 아주 미세한 차이도 놓치지 않을 거예요. 다양성의 인정은 더욱 정교해지는 지식과 서비스, 상품을 만드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겁니다. 무엇보다 젠더 혁신을 통한 연구혁신과 과학지식은 기술 또는 서비스 표준 등에 변화를 초래해 새로운 시장 기회를 열거라 봅니다. 오는 26일부터 사흘간 서울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젠더서밋’은 이 같은 문제에 대해 모든 이해당사자가 모여 처음으로 본격 논의하는 출발점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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