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과학연구소 "KF-X 3개 시제품, 개발완료로 보기 어려워"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9월24일 차기전투기(F-X) 단독후보인 F-35A를 대당 1200억원에 40대 구매하기로 했다. /사진=뉴스1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과 관련한 4개 핵심장비 중 3개의 시제품이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를 기술개발 완료로 보기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국방과학연구소(ADD)에 따르면 '적외선탐색·추적 장비(IRST)와 '전자광학 표적 추적장비(EO TGP) 등 2개 장비의 시제품은 '2015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에서 비공개로 소수 업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전시됐다.


국방과학연구소 관계자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일반 전시실에 KF-X 전시는 전혀 없고 업체쪽에 전시돼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개발진행 관련해서는 ADD 쪽에서 확인이 어렵다. 시제품이라는 건 연구할 때도 만드는 것이기 떄문에 개발 완료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시제품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체계통합기술과도 상관이 없다"며 "해당 업체에서 함정용 IRST를 보여줬다고 하는데, IRST는 시제업체가 선정도 안 된 상태"라며 "방사청 주관으로 향후 양산할 업체를 공모해 선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방과학연구소의 다른 관계자도 입장 밝히기를 꺼렸다. 그는 "아덱스 전시장엔 업체가 나와있는 것"이라며 "ADD가 가타부타 말씀드리기 어려운 입장"이라고 했다.


국방과학연구소와 방사청은 다기능 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제외한 3개 장비 개발에 대해선 줄곧 자신감을 보여왔다. 방사청 관계자는 지난달 24일 기자간담회에서 "EO TGP와 RF 재머는 독자기술로 개발이 가능하고 IRST는 일부 중요 기술이 부족하지만 기술협력을 받으면 개발에 문제가 없다. 4가지 장비 중 3개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KF-X개발의 관건은 AESA레이더 개발과 이들 장비를 전투기에 체계통합하는 기술이다. 미국에 기술이전을 요청했다가 미 정부로부터 3차례 거부당한 핵심기술도 장비개발 기술이 아닌 '통합기술'이었다. 따라서 시제품 개발 소식으로 KF-X 개발 성공에 대한 장밋빛 예상을 하긴 섣부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시제품의 존재 여부만 갖고는 기초기술 단계에서 한 번 만들어본 것인지 형상이 나와있는지, 개발 정도를 파악할 수 없다"며 "시제품은 만들어 볼 수 있는 것이므로 개발이랑은 별로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방사청은 KF-X 핵심기술 거부 논란이 일자 AESA레이더 국내개발을 2021년까지로 3년 앞당기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상태다. KF-X의 성공여부는 AESA레이더의 개발경과를 지켜본 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