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의협회장 "제 2의 다나의원 사태 막으려면…"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

"의료면허를 전문적으로 심사하고, 의사의 윤리적인 부분까지 검증하는 선진국형 심사기구를 조속히 마련해야 합니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제 2의 다나의원 사태를 막기 위해 시급한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27일 이 같이 답했다.

그는 "이번 집단감염 문제의 핵심은 의사의 윤리적 불감증"이라며 "원장이 의사가 아닌 부인에게 진료를 맡겼고 이 같은 일이 의료기관 안에서 벌어졌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비의료인이 의료행위를 하다보니 1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하는 일이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허술한 의사면허 관리체제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상적 상태에서 환자를 돌볼 수 있는지 검증해 내는 면허관리 체제가 확립돼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 원장이 3년 전 뇌내출혈로 뇌병변장애 판정을 받고도 진료를 해온 것 역시 이번 집단감염의 근본 원인이 됐다.

그는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의사 윤리관까지 제대로 관리하는 의료면허 관리 기구가 있다"며 "관리기구에는 법조인 등 비의료인이 포함되는데 우리도 이 같은 관리기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은 주 정부 면허국에서 2~3년마다 의사가 정상적 정신과 신체 상태에서 환자를 돌볼 수 있는지 평가하고 10년마다 전문의 면허 시험도 다시 보게 한다. 영국은 의학협회에서 정기적으로 진료 적합성을 판단하고 면허를 관리한다.

노 전 회장은 "이번 사태와 같이 급박하게 면허를 제한해야 할 경우가 있는데 우리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별 다른 방법이 없는 상태"라며 "현재 대한의사협회는 의사 징계권이 없지만 면허정지 요청권은 있기 때문에 조속히 진상조사를 하고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