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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빚이 늘었어?" 자식도 잘 모르는 노인 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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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상규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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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2.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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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재무학]<129>늘어나는 60세 이상 노인 부채…"시한폭탄의 뇌관 될 수도"

[편집자주] 행동재무학(Behavioral Finance)은 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잘 파악하면 소위 알파(alpha)라 불리는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부모님이 나도 모르게 새로 은행대출을 받으셨더라구. 설 연휴 때 뒤늦게 알았어."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5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부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즉 우리나라 가계부채 문제는 특정 연령층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 60세 이상 고령층이 가장 심각한 부채 문제를 안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최근 만난 한 대학동기도 부모님이 새로 은행 대출을 받은 사실을 설 연휴에 뒤늦게 알게 됐노라고 전했습니다. 사실 은퇴한 부모의 부채 문제를 잘 알고 있는 자식들이 많지 않습니다.

가계부채가 증가했다면 대개 사업자금 마련이나 주택 마련, 과다한 자녀 교육비 지출 등을 주요 이유로 듭니다. 그래서 이러한 부담에서 어느정도 벗어난 60세 이상 노인들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심각한 부채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하면 모두들 의아해 합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60세 이상 가구의 부채는 전년에 비해 무려 8.6%나 증가했는데 이 증가율은 전 연령대에서 최고입니다. 전체 가구의 부채 증가율이 고작 2.2%이니 거의 4배나 높습니다. 정말 쇼킹한 일입니다. 그래서 연령대별 부채 점유율이 유일하게 60세 이상 고령층에서만 올라갔습니다.

임대보증금을 제외하고 가계에 실질적인 부담이 되는 금융부채 만을 놓고 보면 더 심각해집니다. 60세 이상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평균 부채액은 7657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무려 11.4%나 증가했습니다. 금융부채 증가율도 60세 이상이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습니다. 그리고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구 비율이 올라간 건 전 연령층에서 60세 이상이 유일합니다.

또한 60세 이상 고령층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나 원리금상환액 비율도 전년에 비해 가장 큰 폭으로 올라갔는데 이는 노인들의 부채 상환 여력이 전 연령층 가운데 가장 빠르게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고령층의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은 지난해 11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고령층 가계부채의 구조적 취약성’ 보고서에서도 지적된 바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령층의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미국 등 16개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60세 이상 고령층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전 연령층 보다 높은 유일한 국가입니다. 그야말로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고령층의 금융자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주요국에 비해 크게 높습니다.

KDI는 현재 우리나라 고령층의 부채 상환 부담이 주요국 가운데 가장 심각한 상태이며 60세 이상 노인들은 급격한 부채 조정 요구 등과 같은 충격에 매우 취약하다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나아가 만약 거시경제 여건의 변화로 급격하게 부채를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가계부채 문제는 고령층을 중심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나라에서 가계부채 문제가 터진다면 소득 안정성과 자산 유동성이 가장 취약한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크게 터진다는 얘기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가계부채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어서 뭐 특별히 깜짝 놀랄 일도 아닙니다. 하지만 마냥 늘어나는 가계부채를 이대로 방치할 수 만은 없는 일입니다. 마치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과 같으니까요.

그래서 정부는 지난 1일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강화된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시 소득심사를 한층 깐깐히 하고 처음부터 원리금을 분할 상환토록 해 대출 증가를 억제하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KDI는 이처럼 부채를 축소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60세 이상 고령층이 가장 큰 차환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심히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60세 이상 노인들은 지금 부채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면서 심각한 상환 부담을 안고 있으며, 만약 부채를 급격히 줄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가장 큰 차환위험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래서 KDI는 우리나라 가계부채 문제의 시한폭탄은 고령층을 중심으로 터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슬픈 일은 이러한 노인 부채 문제를 대다수의 자식들이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부모들은 채무 상환 부담이 늘어나도 차환위험에 직면해도 자식들에게 좀처럼 손을 내밀려고 하지 않습니다. 부담을 주기가 싫어서 입니다.

자식들의 무관심 속에 노인들의 부채 문제는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6년 2월 21일 (06: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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