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辛의 물사랑'…농심 "백산수 글로벌 생수브랜드로 키운다"

신동원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사진=머니투데이 DB

신춘호 농심 회장 장남인 신동원 대표이사 부회장이 생수 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중국 등 세계 시장을 공략해 생수(백산수)를 단일 매출 1조원대 브랜드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2012년 판매권을 빼앗긴 국내 1위 생수 브랜드 '제주 삼다수'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신 부회장은 지난 18일 머니투데이 기자와 만나 "백산수는 처음부터 국내뿐 아니라 중국 전역과 아시아, 유럽, 미국 등 해외 시장을 겨냥해 시작한 전략사업"이라며 "생수사업 확장에 그룹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신 부회장은 "지난 50년간 농심이 라면으로 2조원 기업으로 성장했다면 앞으로 100년 농심의 역사는 생수가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심이 경쟁이 치열한 생수사업에 적극 나서는 것은 성장성 때문이다. 2009년 3900억원이던 국내 생수시장은 지난해 6200억원으로 연평균 10% 안팎 성장했다. 1998년부터 2012년까지 14년간 '제주 삼다수' 위탁판매사로 노하우를 쌓은 것도 생수사업 밑그림을 그리는 계기가 됐다.


농심이 백두산 화산암반수인 백산수를 시장에 내놓은 것은 2012년 12월이지만 수원지를 찾아나선 사업의 출발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 부회장은 "'삼다수'와 프랑스 프리미엄 생수 '볼빅'을 유통하면서 생수를 직접 생산해 자체 브랜드를 키워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이후 지리산, 울릉도는 물론 프랑스, 미국 하와이 등 물 좋다는 곳은 안 가본 곳이 없다"고 말했다.

생수사업 확대 차원에서 국내 생수시장 점유율 1위(45% 안팎)인 제주 삼다수 판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삼다수는 제주도개발공사가 생산·위탁판매를 관리하는데 판권계약을 통해 편의점·슈퍼마켓 유통을 민간기업에 맡긴다. 현재는 광동제약이 유통하고 있는데 올 연말 계약이 끝난다.

신 부회장은 "삼다수는 브랜드 론칭부터 영업, 마케팅까지 직접 맡아서 했기 때문에 아직도 아쉬움이 많다"며 "판권을 가져오면 경쟁이 치열한 국내 생수시장을 단번에 장악할 수 있는 만큼 입찰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삼다수로는 국내를, 백산수로는 해외를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농심이 삼다수 판권을 확보할 경우 국내 생수시장 점유율 1위와 2위 제품을 보유하게 된다. 한편 농심 백산수는 출시 3년만인 지난해 12월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8.0'을 제치고 국내 생수시장 점유율 2위 자리에 올랐다. 백산수 매출액은 2013년 203억원, 2014년 273억원, 2015년 350억원으로 매년 30% 안팎 증가했다. 올해 매출액 목표는 100% 이상 증가한 80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