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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30대女 액체 테러, 염산 아닌 황산…피해망상증 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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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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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4.0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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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분석 결과, 농도 96% 황산… 경찰 "인터넷 황산 판매업체 추가조사"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30대 여성이 경찰관에게 뿌린 액체는 염산이 아닌 황산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여성은 평소 피해망상증을 앓아왔고, 경찰이 자기 말을 들어주지 않는데 화가 나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특수공무방해치상 혐의로 전모씨(37·여)를 현행범 체포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이날 오전 8시45분쯤 관악경찰서 3층 사이버수사팀 앞 복도에서 경찰관 4명을 향해 황산을 뿌려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씨가 뿌린 액체는 애초 염산으로 알려졌지만, 국과수 정밀분석 결과 농도 96%짜리 황산으로 나타났다.

이날 피해 경찰관 중 박모 경사(44)는 전씨가 뿌린 황산을 정면으로 맞아 인근 병원에 이송됐다. 부상이 가장 심한 박 경사는 현재 얼굴과 목, 앞가슴 등 부위에 3도 화상을 입고 치료중이다.

또 전씨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정모 경위 등 다른 경찰관 3명도 손이나 얼굴 일부에 황산을 맞아 부분 화상을 입고 함께 병원으로 옮겨졌다. 정 경위 등 3명은 응급처치를 받고 오전중 퇴원했다.

경찰조사 결과 전씨는 그동안 피해망상 증상을 앓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2012년 주거지 인근 한 한의원에서 불안감과 우울증 초기 증세로 진단받았다.

전씨는 2013년 9월 관악경찰서 사이버수사팀에 "헤어진 남자친구가 문자메시지를 보내 괴롭힌다"며 고소장을 넣었다. 이번에 황산을 맞은 박 경사는 당시 사건 담당자를 옆에서 도우며 수차례 전씨를 만나 상담했다.

이 사건은 '옛 남자친구의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같은 해 각하 처분으로 종결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전씨는 별다른 불만이 없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전씨가 앙심을 품게 된 것은 올해 초부터다. 경찰은 지난 2월8일 관악구 한 원룸 건물 1층에서 발생한 유리창 파손 사건의 용의자로 전씨를 지목했다. 인근 CCTV(폐쇄회로TV) 분석 결과 현재 해당 원룸 2층에 살고 있는 전씨가 유리창을 깨뜨린 장면이 선명히 찍혀서다.

이에 전씨는 그 동안 "박 경사와만 대화하겠다"며 경찰 소환에 수차례 불응했다. 하지만 사이버수사팀 소속인 박 경사는 "재물손괴는 강력팀 사건이라 내 담당이 아니"라고 줄곧 답했고, 이에 화가 난 전씨가 이날 황산 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조사에서 전씨는 "누군가 자신을 협박하는 전화가 계속 걸려와 지난해 11월 인터넷을 통해 황산, 가스총, 야구방망이 등을 구입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전씨가 피해망상 증상을 앓아왔다고 판단하는 한편, 전씨에게 황산 등을 판매한 인터넷 판매업자의 위법 여부를 추가로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만간 전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해 정확한 범행 동기를 계속 추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윤준호
    윤준호 hiho@mt.co.kr

    사회부 사건팀 윤준호입니다. 서울 강남·광진권 법원·검찰청·경찰서에 출입합니다. 많은 제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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