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주식 대주주, 피하거나 받아들이거나

지난 7월 28일 ‘2016년 세법개정안’이 발표되었다. 가장 눈에 띄는 개정안 중 하나는 바로 상장주식 과세대상 대주주 범위 확대에 관한 규정이다. 이미 지난해 세법 개정 시 상장주식 대주주 범위가 확대된 바 있는데, 올해 또 대주주 확대 관련 개정안이 발표되었다. 거액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이번 세법개정안이 의미하는 바를 가볍게 받아들일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세법 개정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자.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대주주 기준이 지분율 1% 또는 시가총액 25억원 기준에서 1% 또는 15억원으로 확대 되고, 코스닥시장도 지분율 2% 또는 시가총액 20억원 기준에서 2% 또는 15억원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대부분의 대주주가 지분율 기준보다는 시가총액 기준에 해당하여 대주주가 되는 만큼 향후 대주주에 해당하는 투자자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납세자의 예측가능성 제고를 위해 당장 내년부터 적용하지는 않고 2018년 4월 1일 이후 양도하는 분부터 적용된다.

거액 투자자들에게는 선택의 문제가 남았다. 대주주 기준이 점차 낮아지는 상황에서 아예 대주주를 피하거나 아니면 양도소득세를 각오하고 대주주를 받아들이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말이다.

먼저 사업연도 말에 대주주 기준에 해당하지 않도록 보유 주식을 조정하여 대주주를 피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개정안은 2018년 4월 1일 이후 양도 분부터 적용 되므로 12월말 법인 주식의 경우 직전 사업연도 말인 2017년 말까지 개정되는 대주주 기준에 해당하지 않도록 조정 하는 것이 절세 팁이다. 물론 올해 말에는 현행 대주주 기준을 넘지 않도록 보유주식을 조정하면 된다.


향후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는 주식이라면 대주주로서 양도소득세 부담을 각오하고 투자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법 개정으로 인해 새롭게 대주주가 되는 상황이라면 대주주가 되기 전 미리 취득가액을 높여 놓음으로써 양도차익을 감소시키는 것도 제시할 수 있는 대안이다.

다만, 양도 시 비중소기업 대주주의 1년 미만 보유분에 대해서는 1년 이상 보유분에 비해 지방소득세 포함 11%p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선입선출법에 따른 양도차익을 미리 산정해보고 본인의 상황에 맞는 절세 방안을 찾아야 한다.

대주주 범위 확대와 관련된 개정안이 2년 연속 세법개정안에 담기면서 거액 투자자는 물론 세금을 다루는 필자 또한 매우 당혹스럽다. 자본이득에 대한 단계적 과세 강화라는 개정 이유에서 보듯 향후 대주주 범위가 점점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에 더욱 그렇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다행인 것은 당장 내년부터 시행하지 않기 때문에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는 것 뿐이다. 개정안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주주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면 세법 개정의 추이를 지켜보고 각자에 맞는 전략을 사전에 준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