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로 번진 사드보복(?)…"中 사업 어쩌나" 초긴장

중국 정부가 최근 일부 한국 화장품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화장품 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과 롯데그룹 중국법인 세무조사 등에 이어 한류열풍을 타고 급부상한 한국 화장품까지 제재하면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일부 중소 화장품 업체의 경우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중국 시장에 집중돼 있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K뷰티'로 번진 사드보복(?)…"아직은 큰 영향 없다"=10일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이하 질검총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질검총국이 발표한 '2016년 11월 수입 금지 식품 및 화장품'에 한국산 화장품 19개 제품(11톤)이 포함됐다. 이아소 등 중소 브랜드 제품이 대부분이다.


생활용품 2종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받은 애경 관계자는 "중국 수출 전용 브랜드(KCS)의 보디워시 제품이 명단에 포함됐다"며 "중국이 위생허가 기준을 강화하면서 금지했던 보존제 성분 소량이 검출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당 제품은 즉각 시정 조치했고 12월부터 중국에 정상적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펼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기업과 에이블씨엔씨, 토니모리, 잇츠스킨 등 브랜드숍 등 주요 업체는 제품 수출, 현지 판매 등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매달 수입금지 품목을 발표하는데 11월에 유독 한국 제품 비중이 높았던 것 같다"며 "관련 서류가 미비하거나 품질이 기준 이하인 중소 제품의 경우 한국산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제품도 제재 조치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추가 제재 나오면 어쩌나"…뷰티업계 촉각=화장품 업계는 중국 정부의 추가 제재 조치가 나올 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 중소 브랜드 제품으로 시작했지만 ‘K뷰티’ 브랜드 전반으로 규제가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형 업체들은 중국 현지 분위기를 챙기고 실시간으로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직까지 현지 매출이나 제품 수출에 문제가 없지만 분위기가 급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중소 업체들은 불안감이 더 크다. B업체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대한국 기조가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몰라 답답하다"며 "회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더 암담하다"고 말했다.

한국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으로 번지는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C업체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신뢰와 호감이 여전하지만 정부 방침에 따라 분위기가 급반전될 수 있다"며 "매출의 70~80%가 중국에 집중된 중소 업체들은 더 늦기 전에 사업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