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금플라워케이크, 엘로코 제품으로 손쉽게 대량생산 가능해”

“앙금플라워 공예 지금 배우면 너무 늦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현답이 필요하다면 앙금플라워케이크 디자이너 민지영씨(39)를 주목하자. 앙금플라워 공예는 팥과 콩 앙금으로 장미, 작약, 러넌큘러스 등 다양한 꽃모양을 짜내거나 빚어 떡이나 케이크 등을 장식하는 공예를 말한다. 누구나 쉽게 자격증을 딸 수 있고 초기자본이 들지 않는 홈클래스부터 시작할 수 있어 주부들 사이에서는 돈 되는 취미로 유명하다.

민지영 앙금플라워케이크 디자이너/사진제공=엘로코

2012년 민씨는 지인에게 선물받은 앙금플라워 떡케이크에 반해 3개월 만에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어 진정한 전문가가 되기 위해 독학으로 연구와 연습을 거듭한 끝에 배운지 1년 만에 공방을 오픈했다. 16년간 해오던 포장 공예 기업 강의도 단번에 그만둘 정도로 앙금플라워 공예에 대한 확신이 남달랐다고 한다. 공방을 오픈하자마자 SBS, MBC, KBS 등 각종 언론에 소개되면서 업계의 스타로 자리잡은 것은 물론 앙금플라워뿐만 아니라 버터크림플라워, 젤리플라워 등 다방면으로 실력을 갖춰나갔다. 그동안 그녀를 통해 강사가 된 앙금플라워 공예가도 300여명에 이른다.


하지만 민씨는 자신이 업계의 스타로 빠르게 성장한 속도만큼 앙금플라워 전문공방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위기도 많이 겪었다. “손재주만 있다고 해서 공방을 잘 운영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공방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클래스 운영 외에도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차별화된 커리큘럼이 꼭 필요해요.” 앙금플라워와 관련된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면 어디든 달려간다는 그녀는 지난해 8월 카페·베이커리용품 개발·공급업체인 엘로코(elloco)를 만나 공예가에서 사업가로 변신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우연히 엘로코의 홈페이지를 보게 되었는데 앙금 자동토출기인 ‘앙금플라워 데코기’, 화분케이크를 손쉽게 만들 수 있는 ‘화분쿠키’ 등 신기한 제품들이 많이 있었어요. 보자마자 전화해서 찾아가겠다고 했더니 업체에서 놀라더라고요. 클래스가 아닌 상품판매로도 매출을 내고 싶었지만 짤주머니로 꽃을 짜려면 악력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피로도가 높아 대량생산을 한다는 것은 꿈도 못꿨거든요. 그런데 앙금플라워 데코기를 보는 순간 희망이 보였어요.” 엘로코에서 개발한 앙금플라워 데코기는 버튼만 누르면 자동으로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앙금이 토출되기 때문에 손의 피로도가 전혀 없고 초보자도 꽃잎이 찢어지지 않게 예쁜 모양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민씨는 앙금플라워 데코기와 화분쿠키를 이용해 화분케이크를 대량으로 만들어 그해 11월 코엑스에서 열린 베이커리페어&디저트쇼에 참가했고 첫날 하루 만에 1200여개의 화분케이크가 현장에서 완판되는 기염을 토했다. 화분케이크를 사기 위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자 민씨의 제자들이 달려와 함께 했고 3일 동안 4000여개의 화분케이크를 즉석에서 판매한 것은 물론 3개월 후까지 화분케이크 수강 클래스가 예약마감되는 등 소위 대박을 쳤다. 해외에서도 수강생들이 찾아올 정도로 인기라고 말하는 민씨는 앞으로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앙금플라워 공예가이자 사업가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