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법외노조 철회 가능성↑…"ILO 협약 비준 검토"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세종=정혜윤 기자

전교조전북지부와 전교조지키기전북도민행동 등 시민단체들이 15일 오후 전북 전주시 전북교육청 앞에서 스승의 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새정부의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와 노조 전임활동 해고자의 복직 등을 요구했다./사진=뉴스1

창립 28주년을 맞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대로 '법외노조' 신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가 노조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비준을 위한 제반 사항을 검토하면서다. 전교조는 이와 별개로 법외노조 철회 촉구 농성을 다음 달까지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29일 노동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전교조와 연관된 ILO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 협약(제87호) 등의 비준을 검토하겠다"고 보고했다. 정부 관계자는 "ILO 핵심협약과 국내 법 제도가 상충돼있는 부분이 많다"며 "고용노동부는 우리나라 관련 법이 국제 기준에 어떻게 저촉되는지를 심도있게 따져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ILO 협약 제87호는 '근로자 및 사용자단체는 그들의 규약과 규칙을 작성하고 관리 및 활동할 권리를 가진다', '공공기관은 이 권리를 제한하거나 권리의 합법적인 행사를 방해하지 말아야 하며 행정당국에 의해 해산되거나 활동이 중단되어서는 안 된다'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이는 고용부가 지난 2013년 "해직자 9명이 조합원에 포함된 것은 법 위반"이라며 전교조에 법외노조를 통보한 것과 배치된다. 해당 협약을 비준하게 되면 전교조뿐만 아니라 전국공무원노조 역시 합법노조로 인정받을 공산이 커진다.

전교조는 협약 비준과 상관없이 현행 법 제도 하에서도 전교조의 법외노조 철회가 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전교조 측은 "법외노조 통보를 행정부의 권한으로 즉각 취소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전교조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외노조 철회, 교원노조법 개정, 노동3권 쟁취'를 목표로 다음 달 말까지 농성을 하겠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기자회견문에서 "전교조 탄압은 박근혜 정권의 대표적인 적폐의 하나"라며 "국정농단 세력의 성과를 즉각 허무는 것은 지체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