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금호아시아그룹과 매각 추가 협의"…금호 답할까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채권단)가 20일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해 이번 매각이 반드시 성사돼야 하는 만큼 금호산업 이사회의 전향적인 협조를 재차 요청한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매각 무산 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이하 금호그룹)과의 거래 관계 재검토 등 강력한 압박카드를 꺼냈으나 금호그룹 측이 채권단의 요청에 응할 지 여부는 미지수다.


◇채권단 "매각 외 대안 없다..무산 시 부실경영 책임추궁"=채권단은 이날 회의를 열고 "금호타이어가 고용유지, 협력업체 등 모든 이해관계자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이 되려면 매각을 신속히 끝내 재무능력과 영업경쟁력 강화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게 시급하다"며 "상표권 문제 등으로 금호타이어 매각이 무산되면 채권단은 추가적 지원 의사가 없다"고 발표했다.

채권단은 "2010년 워크아웃 이후 3조9000억원에 달하는 금융지원을 실행했고, 채권 회수도 미루는 등 8년간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실행해 이번 매각이 무산된 뒤 회사 경영위기가 현실화되면 더 이상 지원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중국 사업의 근본적 해결이 전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채권단의 추가지원이나 구조조정 추진 실익 없다"는 입장이다.

이어 채권단은 "기업구조조정 추진 목적은 옛 사주의 경영권 유지나 회복이 아니라 기업을 정상화시켜 계속기업을 유지시키는 것"이라며 "만약 매각이 무산된다면 채권단은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고 반드시 현 경영진 퇴진, 우선매수권 박탈을 추진할 것이며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이 금호그룹과의 거래 관계 유지를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더블스타와의 매각 거래가 진행 중인 만큼, 현재 추진 중인 만기 도래 채권의 3개월 연장은 완료하기로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상표권 20년 허용 등 협상 의지 충분히 보였다"=채권단은 이날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추가 협의를 통해 상표 문제를 조기에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이 추가 협의에 나설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이미 협상 의지를 보였다고 주장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통보받기 전으로 별도의 입장은 없다"면서도 "상표권 문제에서는 20년 사용을 허용하는 등 채권단 의견을 일부 수용한 만큼 충분히 협상 의지를 보였다"고 밝혔다.

또 매각 무산 시 책임추궁을 하겠다는 채권단의 입장과 관련, 업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의 문제를 그룹 계열사 전체의 리스크로 만드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자신들이 잘못한 협상을 그룹 전체의 문제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9일 금호산업 이사회는 △상표사용료 연매출의 0.5% △20년 사용 △독점적 사용 △해지불가 조건을 재확인했다. 이는 더블스타가 채권단과 인수조건으로 맺은 △상표사용료 연매출의 0.2% △ 계약 해지 가능 조건을 끝내 거부한 것이다. 더블스타는 애초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인수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금호타이어 매각은 불발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