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공판에 김종 출석…승마·영재센터 의혹 공방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최순실 뇌물 공여' 35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7.7.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의 공판에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5·구속기소)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그는 삼성이 정유라씨(21)와 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지원하는 과정에 관여한 인물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는 7일 뇌물공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부회장 등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 5명의 공판에서 김 전 차관을 소환해 신문한다.


김 전 차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65)과 이 부회장이 독대하기 이틀 전인 2015년 7월23일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전 대한승마협회장)과 통화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따르면 이 통화에서 박 전 사장은 김 전 차관에게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2020년 도쿄올림픽에 정유라씨가 꼭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라고 지시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박 전 사장이 '대통령의 지시사항'이라고 말해 특별히 기억한다고 앞서 최순실씨(61)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했다.


같은해 6월24일 '임신한 정씨가 몸이 나으면 지원하겠다'고 한 박 전 사장이 7월23일 '이제 정씨를 지원하겠다'고 말하자, 김 전 차관은 "이제부터 정씨에 대한 지원계획이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생각했다"라며 구체적 시기에 대해서도 기억했다.

특검팀은 박 전 대통령의 요구에 응하는 대가로 당시 최대 현안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서 삼성이 특혜를 입었다고 보고 있다.

삼성 측은 김 전 차관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신빙성이 없다'며 반박할 것으로 보인다. 독대하기 전에 어떻게 박 전 대통령의 요구 사항을 알 수 있었겠느냐는 것이다.

삼성 측은 김 전 차관이 박 전 사장과의 통화 내용을 기록한 수첩을 잃어버린 점 등을 들어 그의 주장을 탄핵할 것으로 보인다.

영재센터 후원에 대한 특검팀과 삼성 측의 공방도 예상된다. 삼성은 두 차례에 걸쳐 영재센터에 16억여원의 후원금을 전달했지만, 이 부회장은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해 왔다.

삼성 측은 영재센터에 처음으로 후원금을 낸 것이 김 전 차관의 강요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특검팀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에서 뇌물수수가 합의돼 후원이 이뤄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 전 차관은 최씨와 그의 조카 장시호씨와 공모한 뒤 삼성을 압박해 영재센터에 16억여원을 지원하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뇌물 및 뇌물공여 등 혐의 공판에서는 롯데의 면제점사업 허가 등과 관련된 내용이 다뤄질 전망이다.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이날 공판에서 김모 관세청 직원을 증인으로 소환한다. 기업이 면세점을 운영하려면 관세징수기관인 관세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롯데는 2015년 11월 면세점 특허권 재승인 심사과정에서 송파구 잠실동 월드타워점의 사업권을 잃었다. 월드타워점에서 면세점 운영이 어렵다면 롯데로서는 큰 손실이 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정부가 대기업 3곳에 면세점을 추가로 주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호텔롯데가 미르재단에 28억원을 출연한 다음이었다. 검찰은 이런 출연에 면세점사업 인허가권과 관련한 대가성이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