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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문학상’ 논란 재점화…“생활고 해결” VS “반민족적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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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고금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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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8.1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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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작가회의·민족문제연구소 15일 친일문학상 폐지운동 전개…“부역문학 청산해야”

한국작가회의와 민족문제연구소가 지난해 11월 '친일문인 기념문학상, 이대로 둘 것인가'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개최하는 모습.
한국작가회의와 민족문제연구소가 지난해 11월 '친일문인 기념문학상, 이대로 둘 것인가'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개최하는 모습.
그간 일부 문단에서 줄기차게 요구해온 친일문학상 제정 반대 목소리가 광복 72주년을 맞은 15일 더 크게 울려 퍼졌다. 한국작가회의와 민족문제연구소는 이날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친일문인 기념문학상을 반대하는 특별 전시 ‘친일문인과 그들의 작품’ 전을 열고 ‘친일문학상’ 폐지활동을 벌였다.

두 단체는 성명서에서 “한국 근대문학의 음습한 구석 자리에 ‘친일문학’이라는 괴물이 웅크리고 있다”며 “일제 식민통치를 미화·찬양하고 전쟁동원을 선전·선동했던 ‘부역 문학’이 그것이고, 친일문학은 단순히 일본 제국주의에 동조한 행위를 넘어 제 민족을 소모품으로 희생케 한 반민족적 반인도적 전쟁범죄”라고 정의했다.

이어 “문필보국(文筆報國)으로 천황에 충성한 친일문인들은 해방 70년이 넘도록 단 한 사람도 단죄되지 않았다”며 “반민족 범죄자들의 죄상은 가려지고 문학의 이름으로 제정된 친일문학상이 한국 문학계의 영예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친일문제를 연구하는 민족문제연구소가 펴낸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문인은 총 52명이다. 이들은 문학적 재능을 이용해 조선문인협회 작가나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 기자로 활동하며 친일 찬가를 노래했다.

해방 이후에 제정된 친일문인을 기리는 대표적인 친일문학상은 팔봉비평문학상, 동인문학상, 노천명문학상, 모윤숙문학상, 미당문학상 등이다. 최근에 한국문인협회가 육당문학상과 춘원문학상을 제정하려다 거센 역풍을 맞고 취소하기도 했다.

두 단체는 친일문학상 제정을 문학이 아닌 역사의 문제로 인식한다. 예술의 영역으로 국한하기에는 친일문학이 우리 정신사에 미친 악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교육홍보실장은 “문학은 인간과 사회를 직접 대상으로 하는 인문정신에 근거한다”며 “작품과 작가는 분리될 수 없다는 전제하에 일부 문학인들이 문학 활동을 적극적인 친일행위의 수단으로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기존 친일문학상이 여전히 생명력을 보존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이 시대가 지닌 문인들의 슬픈 자화상을 반영하는 현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문인들이 이 시상식의 수상으로 수천만 원의 상금과 작품 활동을 이어갈 환경을 제공 받는 현실을 무작정 외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의식적’으로는 동의해도, ‘현실적’으로 거부하기 힘든 이유다.

한 작가는 “노동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작가의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현실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반면 친일문학상에 대한 진의와 사회적 평가가 새롭게 이어지면서 작가들의 인식과 행보가 달라진 경우도 적지 않다.

송경동 시인은 친일 부역에 이어 5.18 광주학살의 책임자인 전두환 정권을 찬양하는 미당문학상이 부적절하다며 후보에서 이름을 뺐고, 작가들이 집단적으로 수상을 거부하는 사례도 나왔다.

한국작가회의 관계자는 “식민지 시절 일제에 협력한 것도 모자라 동포를 사지로 몰아넣는 데 앞장선 문인을 기리는 문학상을 시행한다는 것 자체가 지독한 모순”이라며 “한국문학의 미래를 위해 문학인들이 여론에 귀 기울여 친일문학상 심사와 수상을 거부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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