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중 前 과학기술처 장관, 29일 숙환으로 별세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김영삼 정부 시절 굵직한 과학기술 정책을 이끈 김시중 전 과학기술처 장관(14대)이 29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5세.

김시중 14대 과학기술처 장관

고인은 1993년 2월 과학기술처 장관으로 취임한 뒤 1년 10개월간 이어도 해양과학기지 건설, 과학로켓 발사, 무인탐사정·중소형 원자로 개발 등 김영삼 정부 초창기 굵직한 과학기술 정책을 이끌었다.

1932년 충남 논산에서 출생한 고인은 서울대 화학과·대학원(석사)을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무기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부총장(1988~1989년)을 거쳐 한국과학교육단체총연합회 초대 회장(1990~1992년), 제14대 과학기술처 장관, 대한화학회 제28대 회장(1993~1994년), 사단법인 과학기술포럼 이사장(1995~1996년), 광주과학기술원 이사장(1996~2001년), 제14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2002~2005년)·명예회장 등을 역임했다.

고인은 토종 기술로 제작한 ‘과학로켓 2호’ 발사를 성공으로 이끌고, 나로호(KSLV-I)와 한국형발사체(KSLV-Ⅱ)로 이어지는 우주개발 체계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또 소프트웨어(SW)기술 중장기 계획과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 일명 ‘바이오텍 2000’을 등을 수립, SW·생명공학의 산업화를 이루는 데 앞장섰다.

그 중 바이오텍 2000은 1994년부터 2007년까지 생명공학 분야의 핵심기술 개발을 통해 21세기 초 우리나라의 생명공학기술 수준을 선진 7개국 권에 진입시키겠다는 계획으로 유전공학, 의용생체공학, 기초생명과학 등 바이오 분야 산업화의 학문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40년 넘게 고려대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 주력했으며, 국민훈장 석류장(1980년), 대한민국과학기술상(1992년), 청조근정훈장(1995년), 한국과학기술한림원상(2005년) 등을 수상했다.

고인은 최근까지 과학계 원로로서 각종 학회에 참석, “일관된 과학기술 정책과 과학자가 제대로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유족은 아들 선길씨(세이프케미칼 이사)·선욱씨(고대 전자공학부 교수), 장녀 선경씨(고대 연구원), 사위 이태성씨(자영업), 차녀 선우씨(서울삼성의료원 의생명정보센터장), 사위 이승주씨(E2END 대표) 등이 있다. 빈소는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 301호. 발인 31일 오전 5시 30분.(02)923-4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