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동학대 1.8만건…10분의 1만 보호조치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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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이진성 기자 =

지난해 발생한 아동학대 10건 중 9건 이상은 보호조치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아동학대가 급증하는 가운데 여전히 정부가 소극적으로 대처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아동학대로 신고된 2만9674건(일반상담 포함) 가운데 1만8700건이 아동학대로 확인됐다. 다만 아동학대로 판정된 건수 가운데 응급조치가 이뤄진 보호조치 건수는 10%도 되지 않는 1709건(중복)에 불과했다.

보호조치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경찰과 상담원, 공무원 등의 개입으로 범죄행위를 제지한 경우가 134건이었고, 행위자 격리 267건, 보호시설 인도 1172건, 의료기관 인도 136건 등이었다.

이 같은 소극적인 대처 등으로 중복학대를 당한 아동은 같은 기간 아동학대 발생건수의 절반 수준인 8980건에 달한다. 당초 처음 아동학대가 확인됐을 때, 적절한 조치가 있었다면 지난해 아동학대 절반은 예방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신고의무자가 확대되는 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면서 국내 아동학대 발생은 매년 급증하고 있다.

2012년 6403건에 불과했던 아동학대 발생건수는 2013년 6796건, 2014년 1만27건, 2015년 1만1715건, 2016년 1만8700건 등으로 연 평균 40%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아동학대 의심신고 건수는 2만9674건에 달했는데, 이는 전년(1만9214건) 대비 54% 늘어난 수치다.

아동학대 신고의무자는 아동들과 밀접하게 생활하는 어린이집·유치원·학교 교직원을 비롯해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 사회복지전담공무원, 아동복지전담공무원, 아동복지시설·사회복지시설·장애인복지시설·가족폭력상담소 등 각종 아동 관련 시설 종사자 등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아동학대가 발생하면 즉시 격리조치하는 등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국민 정서적인 부분에서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아동학대 신고의무자 제도를 시행하면서 아동학대 의심 신고건수가 증가하는 등 인식변화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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