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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특활비 '키맨' 이헌수가 구속되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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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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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1.3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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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 /사진=뉴스1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 /사진=뉴스1
국가정보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약 40억원의 특수활동비를 뇌물로 건넨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는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이 의혹에 연루된 이재만·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과 전직 국정원장 2명이 이미 구속된 상황에서 뇌물 전달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이 전 실장만 유독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이 전 실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여부에 대해 아직 방침을 정하지 못했다. 이는 검찰이 앞으로 남은 수사와 관련자들에 대한 재판에서 이 전 실장에게 일정 역할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 전 실장의 진술에 의존해 국정원 특활비 수사의 상당부분을 진행해 온 검찰로선 이 전 실장이 검찰에 등을 돌리는 상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만약 이 전 실장이 검찰에서 한 진술을 법정에서 번복하게 된다면 검찰 입장에선 공소유지에 적잖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당초 검찰은 박근혜정부 청와대가 국정원과 대기업 등에 특정 보수단체를 지원하도록 지시하고 친정부 시위 등을 독려했다는 '화이트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이 전 실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특활비 사건에 대한 진술을 확보했다. 이 전 실장의 진술이 당초 검찰이 기대한 것 이상으로 광범위하고 구체적이어서 검찰 수뇌부조차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실장이 이처럼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한 이유는 뭘까? 자신보다 지위나 인지도가 높은 전직 국정원장과 청와대 비서관들의 범죄사실을 털어놓는 방식으로 검찰과의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을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죄협상'으로도 불리는 플리바게닝은 자신의 죄를 자백하거나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해 털어놓는 것을 대가로 선처를 약속받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현행 사법제도에선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지만, 권력형 비리를 대상으로 하는 특별수사에선 암묵적으로 활용된다.

법조계에선 이 전 실장이 지난 19일 열린 장녀 결혼식 전까지 구속을 피하기 위해 검찰과 거래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이 전 실장이 숨겨진 무엇인가를 지키기 위해 검찰 수사에 협조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볼 때 피의자가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땐 반드시 지켜야만 할 것이 있는 경우가 많다"며 "막대한 자금을 관리했던 인물이 따로 숨겨뒀던 자금을 지키기 위해 선처를 기대하고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경우가 과거에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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