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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채용비리 의혹, 4가지 의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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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학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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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2.05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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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 명단 있나 없나…명단 중 소수만 합격…금융당국·정치권은 왜 빠졌나…특정연도에만 발생하나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 4가지 의문점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은행권 채용비리 정황과 관련, 금융권에선 4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VIP 명단’ 있나 없나=금감원은 KEB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에서 각각 55명, 20명의 별도 관리 명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검찰 조사 결과가 발표된 우리은행처럼 이 명단이 채용을 청탁한 ‘VIP 명단’이라는게 금감원 판단이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청탁자 명단을 관리하면서 관련 지원자가 불합격 처리되면 비고란에 합격점을 의미하는 ‘점’(●)을 찍어 합격시켰다.

반면 KEB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은 채용 청탁에 따라 별도로 관리하는 명단이 없다는 입장이다. KEB하나은행은 “특혜채용 청탁자나 지시자가 없었다”고 했고 국민은행도 “정상적인 기준과 절차에 따라 채용했다”며 특혜채용을 부인하고 있다. 금감원이 말하는 55명과 20명의 명단은 뭐냐는 질문에는 두 은행 모두 “무슨 명단인지 모르겠다”며 “향후 검찰 조사에서 성실히 소명하겠다”고만 밝혔다.

◇명단 중 일부만 채용한 이유는=금감원이 확인한 대로 채용청탁 명단이 있다면 이 중 소수만 채용비리 의혹에 연루된 이유도 의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작성한 명단은 20명이나 이중 특혜채용이라고 의심되는 사례는 3명이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명단은 55명이나 특혜채용 의혹을 받는 사례는 6명이다.

명단에 포함된 나머지 17명과 49명은 합격할 만한 지원자거나 불합격자일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우리은행 채용비리 수사 결과에서 청탁이 있었지만 합격할 만한 사람이 합격한 것은 채용비리로 판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객관적으로 확인될 수 있는 기준에 의해 불합격인데 합격권으로 바뀌고 이것이 비밀리에 인사담당자 등 일부만 아는 정보로 인해 조작되는 게 범죄”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KEB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이 청탁자 명단에 오른 지원자를 모두 합격시킨 것이 아니라면 두 은행이 어떤 청탁은 들어주고 어떤 청탁은 들어주지 않았다는 의미라 청탁을 들어준 기준에 대해 궁금증이 남는다. 결국 청탁자라도 은행이 필요한 지원자를 뽑았을 수 있다는 추정도 가능한다.

◇금융당국·정치권 채용비리는 없었다=은행권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국내 최고 권력층인 금융당국과 정치권 인사의 채용비리 정황은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도 의문이다.

금감원이 밝힌 채용비리 의심 사례는 ‘전 사외이사의 자녀’, ‘최고경영자(CEO)의 종손녀’, ‘사외이사 관련자’, ‘계열 카드사 사장 지인의 자녀’, ‘전 지점장의 자녀’, ‘은행장 운전기자의 자녀’ 등 주로 은행 및 계열사 임직원이나 사외이사 관련자가 대부분이다.

부산은행에서 전 국회의원 자녀가 합격한 사례가 있지만 금감원은 이를 청탁이 아니라 여성 채용자를 늘리면서 불합격자를 불공정하게 합격시킨 사례라고 설명했다. 전 국회의원의 청탁이 없었는데도 부산은행이 알아서 여성 채용인원을 늘려 불공정하게 합격시켰다는 의미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정치인과 금융당국 청탁만 유독 발견되지 않은 점이 이상하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제기한 2016년 우리은행 채용비리 의혹에서는 금감원 청탁이 2건 있었다. 지난해 12월 검찰의 공공기관 채용비리 중간 조사 결과에서는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요청이 유독 많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금감원과 정치권 청탁이 특정한 사정으로 빠진 것이 아니냐는 음모론도 제기된다.

◇특정 연도에만 비리가 있었나=이번에 밝혀진 채용비리 정황은 국민은행은 2015년, KEB하나은행은 2016년에 일어났다. 은행별로 특정 연도에만 채용비리가 있었다는 의미라 의문이 나온다. 반면 검찰에 따르면 우리은행 채용비리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발생했다.

특히 KEB하나은행이 특정대학 출신을 우대했다면 2016년 채용 때뿐만 아니라 2015년과 2017년 채용 때도 비슷한 사례가 있어야 하는데 금감원은 2016년 사례만 밝혀냈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자료를 파기해 일부만 확인할 수 있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이번 채용비리 사례도 삭제된 파일을 되살리고 인사 실무자가 방어용으로 남긴 ‘비밀 문서’를 찾아내 겨우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 이학렬
    이학렬 tootsie@mt.co.kr

    머니투데이 편집부, 증권부, 경제부, 정보미디어과학부, 이슈플러스팀 등을 거쳐 금융부에서 금융당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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