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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모바일청첩장' 보냈더니…"성의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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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형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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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2.18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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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고집하는 것들…"이메일보단 손편지 좋아요"

친구에게 '모바일청첩장' 보냈더니…"성의 없네"

#직장인 고현석씨(36)는 지난달 31일 오랜만에 친구의 카톡(카카오톡)을 받았다. 반가운 인사도 잠시, 친구는 고씨에게 카톡 하나를 더 보냈다. 모바일청첩장이었다. '성훈♡미영(가명) 결혼합니다'라고 써 있는 카톡을 보고 고씨는 빈정이 상했다. 그래도 한때 친했던 친구인데 종이로 된 청첩장을 직접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씨는 "모바일청첩장이 받기 편하긴 한데 성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로봇이 농담을 건네는 시대지만 아직까지 '아날로그 방식'을 고집하는 것들이 있다. 손편지처럼 정성스럽다는 이유로, 혹은 LP판처럼 음악을 듣는 맛이 안 난다는 이유로 시간을 역행하면서 남아 있는 것들이다. 17일 머니투데이가 이 같은 사례들을 찾아 모아봤다.

◇포기 못합니다, '손맛' 때문에 = 직장인 김송희씨(34)는 주말에 이따금씩 남편과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있는 만화책방을 찾는다. 편안한 쇼파에 누워 종이로 된 만화책을 보며 뒹굴거리기 위해서다. 각종 포털사이트의 '웹툰'이 일상화된 요즘이지만 만화책방을 굳이 찾는 이유는 손맛 때문이다. 김씨는 "웹툰도 보긴 하지만 종이를 한 장씩 넘기는 것이 만화책을 보는 제맛"이라며 "만화책 냄새를 맡으면 학창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도 든다"고 말했다.

대학생 최아현씨(22)는 종이로 된 다이어리만 고집해서 쓴다. 스마트폰 앱으로 된 다이어리를 써볼까도 했지만 결국 포기했다. 책상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펜으로 서걱서걱 글씨를 쓸 때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원하는 색으로, 자신만의 글씨체를 남긴다는 점도 좋다. 최씨는 "중학교 때부터 쓴 다이어리를 아직까지 모으고 있다"며 "꺼내서 읽으면 잊고 있던 기억들이 되살아난다. 스마트폰 다이어리는 한 번에 지워질까 두렵기도 하다"고 말했다.

◇옛것의 '감성'이 그립다 = "필름 아껴써!" 조용철씨(41)는 아내가 잇따라 '찰칵찰칵' 소리를 낼 때면 핀잔을 준다. 조씨는 지난해 디지털카메라를 팔고 '필름카메라'를 중고로 구입했다. 디지털카메라가 구현하지 못하는 특유의 감성 때문. 사진관에 현상을 맡긴 뒤 기다리는 기분도 새롭다. 조씨는 "사진 한 장에 더 심혈을 기울이게 되니 피사체를 더 자세히 관찰하게 되서 좋다"며 "현상한 사진은 집안 곳곳에 붙여두는데, 지나갈 때마다 추억이 떠올라서 좋다"고 말했다.

주부 송모씨(42)는 재작년 집안 한 켠에 LP 턴테이블을 들여 놓았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음악이든 재생할 수 있는 '음악 스트리밍 앱'이 편하긴하지만, 음악을 듣는 느낌이 아쉬웠기 때문. LP판을 올려놓고 이따금씩 튀는 소리를 들으며 차를 마실 때면 대학교 방송국 시절이 떠오른다. 당시 그는 LP판이 빼곡한 제작실에서 음악을 들으며 공강 시간을 보내곤 했다. 송씨는 "그 땐 빠르고 편리한 것이 좋았는데, 나이가 드니 옛 것이 그리워진다"고 말했다.

직장인 안모씨(36)는 아침에 출근하기 전 아내에게 손편지를 쓴다. 카톡이나 이메일로는 전할 수 없는 감성이 있기 때문이다. 펜을 꾹꾹 눌러 마음을 담고 나면 아내와 연애하던 시절이 떠오르곤 한다. 안씨는 "아내가 손편지를 보면 하루를 시작할 때 기운이 난다고 말할 때 기분이 좋아서 자꾸 쓰게 된다"고 말했다.



  • 남형도
    남형도 human@mt.co.kr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8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좋은 제보 언제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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