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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남북 만난다,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개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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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휘 기자
  • 최경민 기자
  •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 뉴욕(미국)=송정렬 특파원
  • 유희석 기자
  • 세종=양영권 기자
  • 류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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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3.0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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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남북이 만난다] 4월말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의미와 숙제는?

[편집자주] 남북이 4월말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합의하고 북미 대화의 실마리도 잡았다. '평화의 문'을 여는 것은 정치외교를 넘어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낮추고 새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머니투데이가 남북회담의 경제효과를 짚어봤다. 법과 제도로 뒷받침할 것은 무엇인지, 남은 숙제는 무엇인지 점검했다.
◇마지막 기회…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개선으로 가자
[남북이 만난다]① 북핵 개발 임계점, 美정부의 뒷받침…기회 살려야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여야 5당 대표와 오찬 회동을 하기 위해 함께 이동하고 있다. /사진 제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여야 5당 대표와 오찬 회동을 하기 위해 함께 이동하고 있다. /사진 제공=청와대

[MT리포트]남북 만난다 ☞ PDF로 보러가기

남북이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합의하고 북미 대화의 '입구'를 찾았다.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기회가 다시 온 셈이다. 이 순간을 살리지 못하면 더 안전한 나라, 더 나은 삶으로 한단계 도약하려는 한국 경제의 꿈은 어쩌면 영영 멀어질지도 모른다는 지적이다.

남북관계는 순환의 역사다. 좋아지는가 하면 다시 나빠졌고 문이 열렸나 싶다가 어느새 굳게 닫혔다. 체제 위협을 느낀 북한은 체제보장을 위해 끊임없이 도발수위를 높였다. '햇볕'은 짧았다. 남북관계, 특히 지난 25년 북핵 위기 역사에서 대화국면은 짧았고 제재와 대치 국면은 길었다.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도 짙은 먹구름 사이 잠시 해가 나온 것에 불과했다. 이 악순환 속에 국민들은 지쳐갔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 들어 극적으로 열린 대화의 문이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타이밍'이 절묘하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탄두 개발은 완성 단계다. 5~6일 특사단 방북을 통해 더이상의 추가 발사나 핵실험이 없게 묶었다. 조건부, 시한부라는 우려도 있지만 일단 위기는 막았고 대화의 문은 열었다.

조건도 좋다. 한국의 대북정책엔 미국 정부의 입장이 결정적 변수였다. 트럼프정부는 비록 보수적인 공화당이 집권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쏟으며 문 대통령을 뒷받침하고 있다. 남북미 관계 개선시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외교성과가 된다.

비핵화의 방식으로 흔히 CVID를 말한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 즉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라는 영어 표현 첫 글자들이다. 남북 관계개선, 한반도 평화도 마찬가지다. 한시적이 아닌 완전한 평화를 지향해야 한다. 특히 '악화' 쪽으로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단단한 회복단계로 접어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방안이 남북정상회담 등 올해 이어질 대화의 핵심 과제로 전망된다. 경제적 상호의존 확대가 한 방안이다. 맹렬한 논쟁을 일으켰지만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분계선이 아닌 공동경제구역의 중심선으로 만드는 구상이 살아있다. 남북 물류망을 연결하는 한반도 신 경제지도 역시 유효한 카드다.

게다가 관계회복만으로도 긴장비용을 크게 낮춘다. 군사비, 사회적 갈등비용, 모든 기업과 개인에게 지워진 '분단국가의 불안'까지 줄일 수 있다. 이렇게 줄어든 재원을 경제와 산업에 투자할 수 있다. 경제에 새 활로를 여는 셈이다. 대한민국은 이미 체제경쟁에서 북한보다 월등한 우위를 확인했다. 군사적 위협이 아니라면 경제관계 심화에 따른 이른바 북한 체제선전과 같은 우려는 현저히 낮다.

자칫 이 기회를 놓치면 파국이 올 수 있다. 북한은 체제보장을 명분으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재가동한다. 끊어진 대화를 복원하기에 지금까지보다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로선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남북관계 역시 반대방향으로 돌이킬 수 없을 만큼 개선돼야 한다는 사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여야 대표들과 만나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에 아주 중요한 고비"라며 "그러나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김성휘 기자


◇ 한반도의 봄…文대통령의 큰 그림은 '경제적 평화체제'
[남북이 만난다]② 정의용·서훈 내일부터 방미…중·러·일도 차례로 방문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인 지난 2015년 8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8·15 광복 70주년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인 지난 2015년 8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8·15 광복 70주년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뉴스1
북한의 비핵화 의지 천명과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성과를 얻은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라는 목표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북미대화 성사, 북한의 비핵화·체제보장과 관련한 협상 중재, 경제적 평화체제 전환을 순서대로 달성하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7일 청와대에 따르면 대북특사로 북한을 방문했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은 다음날 미국으로 출국한다. 2~3일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미국 정부 인사들을 만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등과 나눴던 대화의 구체적인 내용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방미의 목표는 북미대화 성사다. 미국이 밝힌 대화의 조건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CVID)'에 대한 의지표명이었다. 김 위원장은 "선대의 유훈에 변화가 없다"며 비핵화 의지를 밝히면서 "북미대화의 의제로 비핵화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측이 4월 예정된 한미연합훈련도 인정한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거부할 명분은 부족하다.

'비핵화'에 대한 북측의 조건을 미국이 받을 수 있어야 거래가 성립, 협상이 마무리된다. 북측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이라고 비핵화의 조건을 언급했다. 한·미는 비핵화를, 북한은 체제보장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기브 앤드 테이크' 협상이 진행될 여지가 크다. 체제보장과 핵 포기가 등가교환될 수 있을 것인지 여부가 관건이다.

문 대통령은 '경제적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체제를 보장받는다는 것은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해체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군사적 긴장이 사라진 자리를 채워야 하는 것은 경제적 협력이다. 문 대통령은 당대표 시절부터 한반도 평화의 영구적인 정착을 위해 '안보' 대신 '경제'를 앞세워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경제적 평화체제 구상의 핵심에는 남북 뿐만 아니라 일본·중국·러시아를 연결하는 환서해·동해경제공동체가 자리잡고 있다. 황해에서 한반도와 중국을, 동해에서 한반도와 러시아·일본을 연계해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수준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정 실장과 서 원장도 방미 이후 중국·러시아·일본을 차례로 방문할 계획을 갖고 있다. 북측의 협상 의지를 전하고 대화 기조를 확고히 하기 위한 것이지만, 향후 진행될 경제적 평화체제의 초석을 놓기 위한 수이기도 하다.

북한의 대외경제 의존도를 고도화해 '불가역적'으로 대화에 참여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체제보장이 지상과제인 북한에 직접적인 '당근'을 제시하는 것을 대화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러시아의 연해주에서 한-러 경제협력을 증폭시키고, 북한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문 대통령은 "한-러가 먼저 경제협력을 시작하고 향후 북한도 참여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던 바 있다.

이같은 문 대통령의 '큰 그림'이 완성되려면 수많은 협상을 거쳐야 한다. 여전히 미국이 주도하는 '최도한도의 압박'은 유효하다. 문 대통령도 이날 여야 대표와의 회동에서 "북한과 미국 간의 대화가 이뤄지고 실질적인 진전이 있을 때, 국제적인 합의 속에서 제재가 완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국제사회에 핵폐기에 대한 확신을 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다만 미국이 경제적 제재를 먼저 풀지, 북한이 핵폐기 절차를 먼저 밟을지를 놓고 신경전이 극대화가 된다면 협상이 어긋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정학적 변수도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정학적 의미를 가진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려고 나설 게 유력하다. 특히 패권경쟁을 벌이는 G2 사이에서 협상을 지속하다가는 자칫 강대국 간의 '힘의 논리'에 의해 대화가 어긋날 여지도 충분하다. 문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성급한 낙관은 금물"인 상황이다.

'대화와 평화'라는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 정부는 북한과의 긴밀한 관계를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다음달말로 다가온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중요한 이유다. 같은 맥락에서 남과 북이 군사적 긴장완화와 긴밀한 협의를 위해 정상간 핫라인을 설치하기로 한 것 역시 긍정적이다.

최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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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진전 이뤄지고 있다" 평가… 북미대화 물꼬 열릴까
[남북이 만난다]③ 트럼프 긍정평가 불구 여전히 경계심…중국은 이례적 한밤 담화 '환영'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북한이 미국과 한반도 비핵화 대화 의지를 표명한 데 대해 "북한과의 대화에서 가능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북미 대화를 위한 구체적인 전제조건이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직접 만날 의향에 대해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보자"며 즉답을 피했다.

대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백악관 성명을 통해 "비핵화에 대한 신뢰할 수 있고, 증명할 수 있고, 구체적인 조치를 볼 때까지 북한 정권에 대한 우리의 자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북 특사단의 방북결과 발표 이후 트위터를 통해 "수년 내에 처음으로 모든 이해 당사자들에 의해 진지한 노력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세계가 지켜보며 기다리고 있다!"며 "헛된 희망이 될 수도 있지만, 미국은 어느 방향으로든 열심히 갈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백악관에서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특사단의 방북 결과가 평화적인 돌파구가 될 수 있냐는 질문에 "그렇게 기대한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길 원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적어도 수사학적으로 틀림없이 먼 길을 왔다"며 "이는 세계를 위해, 북한을 위해, 한반도를 위해 위대한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또 북한이 핵을 포기할 준비가 돼있다고 믿는냐는 질문에 "그들이 긍정적으로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는 두고 볼 것"이라며 "나는 어느 쪽이든 기꺼이 갈 것이다. 희망컨대 그것은 적합한 길이 될 것이다. 적합한 길은 모든 사람이 알고, 모든 사람이 원하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북미대화 전제조건 등 민감한 질문에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날 의향에 대해선 "무슨 일이 벌어질지 볼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자"고 했다. 또 북미대화의 전제조건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길 원치 않는다. 우리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볼 것"이라고만 답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북미대화를 위해서는 북한이 먼저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등 조치를 취해야한다는 입장을 보이며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작전을 펼쳐왔다.

외신들은 특사단의 방북 결과 발표에 "놀랍다", "중대한 반전"이라는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는 "김 위원장이 마침내 핵무기 포기에 대해 미국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게 될까"라며 북미 대화를 둘러싼 3가지 쟁점을 제시했다.

신문은 우선 모호한 태도를 문제 삼았다. 북한이 정확히 무엇을 협상 테이블에 올릴 것인지 봐야 한다는 것이다. WP는 "설사 북한이 추가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중단해도 그것이 핵 개발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원하는 비핵화의 반대급부도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할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신문은 "하나 분명한 점은 북한이 국제 사회의 경제제재를 피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이 과거 경제제재를 풀기 위해 대화에 나섰던 사례를 들어 대북 경제제재 해제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WP는 궁극적인 한반도 비핵화 실현 가능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과거에도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는 있었지만 실패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과거의 실수에서 배워야 하지만 미국엔 북한 전문가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협상을 잘 이끌 인물부터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남북 정상회담 개최 합의 소식이 전해진 6일 밤늦게 이례적으로 담화를 내고 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이 거둔 성과에 대해 지지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담화에서 "중국은 특사단이 거둔 긍정적인 결과에 주목한다"면서 "관계 당사국들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를 추진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뉴욕(미국)=송정렬, 베이징(중국)=진상현, 유희석 기자


◇ 경협 재개 넘어 한반도 신경제지도…남북 정상 합의에 달렸다
[남북이 만난다]④ 2차 남북정상선언 때 최대 43조 생산유발효과 추산…"시너지 효과 당시보다 더 클 수도"

/그래픽=김현정 기자
/그래픽=김현정 기자
남북이 다음달 판문점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경제 분야에 급속한 해빙 무드가 조성될지 주목된다. 전면 중단 상태인 경제협력이 재개되고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북방정책인 '신경제지도'의 성공으로 이어질 경우 수십조원의 생산을 유발하고 수만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경제 효과가 예상된다.

7일 정부와 연구기관들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담 결과 대북 제재 완화가 가시화되면 장기적으로 경제 분야에서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제2차 정상회담 때의 합의한 내용 이상의 성과를 낼 전망이다.

2차 정상회담에서 남북은 서해 평화협력지대 개발, 개성공단 2단계 공사, 백두산 관광개발 등 굵직한 경협 사항에 합의했다. 통일연구원은 이같은 합의 사항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남한의 생산유발효과는 269억3000만달러(약 29조원)∼407억5000달러(약 43조5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또 연간 27억3000만달러(약2조9186억원)를 북한에 투자할 경우 남한에 3만∼4만6000 명의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참여정부 임기 말 이뤄진 정상회담은 한계가 분명했다. 이듬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금강산 관광객 사태와 천안함 사태 등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정상선언은 휴짓조각이 됐다. 금강산관광이 2008년 중단된 데 이어 2015년엔 개성공단 가동마저 전면 중단됐다.

/그래픽=김현정 기자
/그래픽=김현정 기자
남북 경협 중단은 대북 제재의 일환이었지만, 우리 측의 경제 피해도 컸다. 금강산관광객은 2008년까지 누적 193만4662 명에 달했다. 중단되기 직전인 2007년엔 34만5006명으로 정점에 찍었다. 남북교역액은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된 2015년 27억1400만달러에 달했지만, 2016년 3억3300만달러로 급감했다. 개성공단 운영에 따른 남한의 부가가치 생산액은 2조6000억~6조원, 생산유발액은 3조2000억~9조4000억원 규모로 추산됐는데 이를 고스란히 포기해야 했다.

남북 경협이 본격화하면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축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신경제지도는 남북을 동해권과 서해권, 접경지역 등으로 묶어 개발하고 북방경제와 연계해 동북아 경협의 허브로 도약한다는 내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제3차 동방경제포럼(EEF) 기조연설에서 가스·철도·항만·전력·북극항로·조선·일자리·농업·수산 분야 협력을 골자로 하는 '9개의 다리(9-Bridge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용화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차 정상회담 때와 지금의 대외 환경은 많이 다르다"며 "세계 경제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던 당시와 달리 지금은 세계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남북경협의 시너지효과는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양영권 기자


◇10년간 끊긴 南北 공동연구의 끈, 이번엔 이어질까
[남북이 만난다]⑤ '남북과학기술협력센터', '백두산화산연구전담센터' 등 협력채널 복원·구축

[MT리포트]남북 만난다,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개선으로
다음달 남북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남북간 과학기술 협력 물꼬가 트일 지 주목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올초 신년사에서 '과학 분야 성과를 토대로 한 경제적 자립 구축'을 강조하며 남북 간 과학기술 협력사업에 관심을 표명해왔다. 때문에 이번 남북 대화로 10년 넘게 끊겼던 남북 공동연구의 끈이 다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과학기술계의 기대다. 이와 관련 정부는 남북과학기술협력센터 건립 재추진, 백두산화산연구전담센터 신설 등 남북간 공고한 협력채널 복원 및 구축을 위한 논의 준비에 착수했다.

◇北 일부기술 선진국 수준…국제 공동 연구논문 출원도 활발=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강화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온 북한은 과학을 통해 자립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내비쳐왔다.

김정은 위원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자립경제 발전의 지름길은 과학기술을 앞세우고 경제작전과 지휘를 혁신하는 데 있다"며 과학기술을 우선순위에 뒀다.

북한이 확보한 일부 기술 중에는 선진국 수준에 근접한 것이 많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정보서비스실 NK테크사업단이 지난해 북한의 특허동향을 모은 발명정보를 분석한 결과, 해킹방지를 위한 양자암호통신기술 등 첨단통신기술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대형 공장의 생산공정을 효율화할 수 있는 분산형컴퓨터조종체계(DCS) 개발에도 성공했다. 전력공업성 전력정보연구소가 개발한 국가통합전력관리체계(불야경 1.0)는 국가 단위에서 전력의 생산·소비를 효율적으로 조절하는 시스템으로 북한 전력난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북한에 매장량이 풍부한 석탄, 지하가스를 이용해 수소와 일산화탄소를 만들고 이를 합성해 필요한 화학물질을 얻는 탄소하나(C1)화학공업기지도 건설되고 있다. 태양광 전지 유람선(옥류) 등도 제작, 친환경기술 부문에서도 다양한 시도 중이다.

최현규 KISTI NK테크사업단장은 "이전 남북공동연구가 북측 기술을 고려해 주로 한반도 천연물 등 자원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지금은 기술 전방위로 협력연구가 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북한의 국제 공동연구도 눈에 띄게 활발하다. 북한이 발표한 국제협력논문 260편 중 86.5%는 중국, 호주, 독일 등 일부 유럽국가 연구진과 함께 한 논문들이다. 변학문 북한과학기술연구센터 연구위원은 "김정은 정권은 과학기술을 이용한 남북 교류협력에 관심이 크고, 북한은 우리 측에 수차례 과학기술을 활용한 공동사업을 제안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백두산 화산·미세먼지 등 공동연구' 남북과학기술협력센터 건립될까=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남북간 화해 무드를 계기로 그간 단절된 협력채널 복원에 우선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민간 주도로 중국 등 제3국에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고 공동연구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테면 백두산 지진·화산 국제학술대회 개최, 감염병 대응을 위한 천연물 신약 치료제 개발 등이다.

특히 2007년 11월 남북 총리회담에서 합의했던 '남북과학기술협력센터' 건립을 재추진하고 정례협의체 구성도 재협의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백두산화산연구전담센터 구축을 위해 관계기관들과 협의 중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백두산 화산, 감염병, 미세먼지를 포함한 기후변화 등 남북 양측이 함께 당면한 이슈를 해결하고 동반 혁신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로 구체적 실행안을 마련 중"이라고 귀띔했다.

류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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