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제천·밀양 화재 없게 '깜짝' 소방조사 확대

올해 1월 26일 대형 화재 참사가 발생한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사진=김창현 기자

예고없이 진행하는 소방특별조사가 늘어난다. 정부는 부주의로 인한 화재가 자주 발생하는 공사장 화기취급 관리를 강화키로 했다. 불이 빠르게 번져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가연성 외장재 사용금지 대상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대형화대를 방지하기 위한 '화재안전특별대책'을 확정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제천과 밀양에서 연이어 발생한 대형화재 이후 구성한 '화재안전대책특별TF(태스크포스)'가 마련한 대책이다.


대형화재 예방을 위해 청와대 지시로 당시 장하성 청와대정책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TF가 구성됐다. 보다 종합적이고 근본적으로 예방체계를 만들자는 취지였다.

우선 화재안전제도를 시설중심 기준에서 사람과 이용자, 특히 안전약자 중심으로 바꾼다. 이에 따라 불시소방특별조사 확대, 공사장 화기취급 관리 강화 등을 추진한다.

건물층수가 면적을 중심으로 설정한 현행 소방시설 기준을 이용하는 사람의 특성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개선한다. 밀양 화재 당시 일반 소규모 병원인 세종병원은 층수와 면적이 작아 병원이라는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스프링클러 의무설치 대상이 아니었다. 당시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아 초기 화재 진압이 어려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화재원인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전기화재 예방을 위해 취약시설 안전점검을 확대하고 전기안전관리체계 개선방안도 마련한다. '건축물관리법' 제정을 추진한다. 낡은 건물이 화재에 더 취약한 만큼 기존 건축물 안전 보강 방안도 마련한다. 저비용 보강 공법의 개발, 재정지원과 같은 인센티브 제공 방안 등 소유주 부담을 더는 대책을 검토할 계획이다.

정부는 화재대응시스템 강화를 위해 사업도 진행한다. 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해 7월 초부터 화재안전특별조사를 실시한다. 예비비 159억원을 포함해 총 440억원을 투입한다.

건축·소방·전기·가스시설 등의 물적요인은 물론 이용자 특성, 행정처분이력 등 인적요인과 소방관서와의 거리, 관할 소방서 역량 등 환경적 요인까지 조사한다.

202만여개동의 특정소방대상물 중에서 화재취약대상 55만4000여개동은 내년 말까지 관계기관 합동으로 조사를 진행한다. 나머지는 2020년부터 2021년도까지 소방서가 주관하는 소방대응정보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점검결과는 소방안전정보통합DB(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인명구조와 화재진압작전 등에 폭 넓게 활용할 예정이다. 국민이 안전한 시설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필수 안전정보를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이번 대책에는 건물 안에 설치된 안전시설의 용도와 사용법에 대한 주민 참여식 교육을 활성화하는 등 교육·홍보 방안도 포함됐다. 전국민 참여 화재대피훈련(민방위훈련 연계)과 불시소방훈련의 확대, 시민을 위한 체험형 교육시설도 확대 설치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