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김정은에 캐딜락원 보여준 건 '자랑하기 위해'

/사진=싱가포르 스트레이트 타임즈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담소를 나누며 산책하던 중 김 위원장에게 자신의 전용차를 보여준 것에 대해 외신들은 '자랑하기 위해서'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단독·확대회담과 오찬을 마치고 단둘이 호텔 안팎을 산책했다. 서로 미소를 지은 채 한결 편안해진 모습으로 나란히 걷던 중 트럼프 대통령이 돌발 행동을 보였다.


호텔입구에 세워져 있던 자신의 전용차량의 문을 살짝 열고 차 내부를 보여준 것. 마치 차에 오르지 않겠냐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고 김 위원장이 웃으며 돌아서자 문을 닫았다.

이 장면을 두고 외신들은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이 전용차량을 자랑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미국 NBC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야수'(the beast)라는 별명을 가진 자신의 리무진을 자랑(show off)했다"며 해당 장면의 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CNN방송 역시 이 모습을 "트럼프가 '야수'를 자랑하다'라며 이날의 주요 장면 중 하나로 꼽았다. 누군가에게 차량 내부를 보여준 것이 극히 드물기 때문에 이날 김 위원장에게 보여준 것은 특별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CNN 기자는 "놀랍다"(Amazing)고 표현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좀체 공개하지 않는 전용차량의 내부를 구경시켜줬다"고 전했다. 영국 메트로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경호원에게 차 문을 열어달라 요청하고 김 위원장이 둘러볼 수 있도록 해줬다"며 "돌발적인 행동으로 보인다. 경호원이 황급히 문을 닫고 두 정상을 다른 곳으로 안내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개한 전용차는 미국 자동차 제조회사 GM이 자사 차량 '캐딜락 프레지덴셜 리무진'을 바탕으로 만든 미국 대통령만을 위한 전용차다. '하늘의 백악관'이라는 별명을 가진 미국 대통령 전용기로 유명한 '에어포스 원'에 빗대 '캐딜락 원'이라고도 불린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캐딜락 원'을 이용한 바 있다.

'캐딜락 원'은 5.4m가 넘는 길이와 8t의 무게를 자랑한다. 방탄 기능은 물론 중화기나 로켓 공격도 끄떡없으며 화생방 공격에도 대처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담장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이 내릴 때 경호원도 한 손으로 잡기 어려울 정도로 두꺼운 문짝이 포착돼 이목을 끌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이용하는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메르세데스-벤츠의 'S600 풀만가드'다. 해당 차량 역시 최고의 경호 수준을 보여주는 차량으로 알려져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남북 정상회담 때도 이 차량을 이용했다.

한편 두 정상은 이날 오후 2시40분쯤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이 담긴 합의문에 각각 서명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