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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줄 알았는데 찾아줘서 감사해"…이산가족 상봉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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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강산=공동취재단, 권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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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8.2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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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남북 이산가족, 오후 3시 금강산 면회소에서 단체상봉 시작

【속초=뉴시스】김진아 기자 =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일인 24일 오전 강원도 속초시 한화리조트에서 최고령 상봉예정자 강정옥(100)할머니와 김옥순(89)할머니가 남북출입사무소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2018.08.24.   bluesoda@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속초=뉴시스】김진아 기자 =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일인 24일 오전 강원도 속초시 한화리조트에서 최고령 상봉예정자 강정옥(100)할머니와 김옥순(89)할머니가 남북출입사무소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2018.08.24. bluesoda@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24일 오후 3시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2차 상봉의 첫 단체상봉이 시작됐다. 북측 가족들의 신청으로 성사된 이번 2차 상봉은 남측에서 생사를 모르던 중 '깜짝 만남'이 이뤄진 사례가 상당수였다.

이번 상봉 남측 최고령자 강정옥(100·여)씨는 북의 여동생 강정화(85)씨를 만났다. 다섯 남매 중 두 명은 세상을 떠났고, 남측 강순여(82)씨까지 남은 자매 세 명이 금강산에서 재회했다.

자매의 고향은 제주 애월읍이다. 강정화씨는 17살에 서울 영등포 방직공장에 취직했다면서 상경했고, 이듬해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소식이 끊겼다.

강정화씨의 아버지는 딸을 찾으려고 백방으로 알아봤지만 딸의 소식을 들을 수 없었다. 북으로 간 줄은 가족 누구도 몰랐다. 북에서 찾는다는 연락을 받고서야 알았다. 84세에 세상을 떠난 강정화씨의 어머니는 눈감는 순간까지 늘 ‘정화, 정화’ 했다고 한다.

남측 상봉단인 권정숙(77·여)씨는 열 살 정도 위인 북측 언니 권정애씨의 신청으로 언니를 만나게 됐다.

권정숙씨 가족은 강원도 속초에 살았다. 한국전쟁 발발 3년전쯤 언니가 문천(함경북도 청진 근처) 방직공장에 취직이 돼 그곳으로 이사를 갔다. 청진에서 결혼하게 됐다는 편지가 언니에게 들은 마지막 소식이었다. 전쟁 후 언니와 연락이 두절됐다.

어린 나이었지만 언니가 함북으로 떠날 때 어머니와 함께 역전서 배웅하며 손흔들었던 게 기억난다. 살림 야물게 했다고 동넷람들의 칭찬이 자자한 언니였다.

언니가 이제는 기억속에만 있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건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 이산가족을 신청할 생각도 못했다.

권정숙씨는 "언니가 살아 있어서 너무 좋고 고맙다"며 "죽은 줄 알았는데 이렇게 살아서 우리를 찾아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권혁빈(81·남)씨는 북의 형 권혁만(86)씨의 신청으로 형을 만나게 됐다. 권혁만 남 86세 1·4 후퇴 당시 스무살 안팎이던 형은 북에 간 뒤 소식이 끊겼다.

권혁빈씨는 형이 죽은 줄로만 알고 이때까지 있었는데 갑자기 상봉하니 제정신이 아닌 듯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죽은 줄로 알고 살아 지금껏 이산가족 신청도 안하고 있었다.

북의 형 김용수(84·남)를 만나게 된 남측 동생 김현수(77·남)씨도 한국전쟁 때 고등학생이던 용수씨가 북으로 피난을 간 뒤 지금까지 생사를 알지 못하다 이번에야 처음 생사를 확인했다.

김정자(83·여)씨도 북의 언니 김정옥(85·여)씨가 이산가족을 신청하며 언니의 생사를 처음 알게 됐다. 남측의 막내 동생은 언니 소식을 처음 듣고 사흘 뒤 척추경색으로 마비가 와 병원에 입원했다.

1949년 당시 16세 무렵이던 정옥씨가 청진 제철공장에 취업했고, 한국전쟁 이후론 연락이 두절되고 생사도 몰랐다. 김정자씨는 "죽은 줄만 알았는데 믿기지가 않는다"고 했다. 언니와 헤어졌을 때 10살 때 정도라 얼굴도 가물가물 하다.



서울에 살고 있는 박춘자(77·여)씨는 아들 최혁(46세)씨와 함께 이번 상봉에서 북에 있는 언니 박봉렬(85)씨를 만난다.

이들은 제주도가 고향이다. 언니는 16살 때 이마에 큰 상처가 나 치료하기 위해 돈을 번다고 서울로 올라갔다고 한다. 제주도에 살던 가족들은 한국전쟁이 터진 것도 모르고 있었다.

어머니는 생전에 늘 언니에게 미안하다고 이야기 했다. 알고 보니 언니 이마 상처가 어머니가 다리미질을 하다가 시수로 떨어트려 생긴 거였다고. 제일 먼저 만나면 언니 이마보다 그말부터 해줄 것 같다고 춘자씨는 말했다.

올해 6월 남편과 사별한 박춘자씨는 언니 소식을 듣고 우는 걸 잊고 지냈다. 혹여 탈이 나서 상봉장에 못 갈까봐 식사도 조심히 하고 선물을 뭘 고를까만 생각했다. 같이 오기로 한 언니는 건강이 안좋아져 상봉을 포기했다.

박춘자씨는 "언니가 살아 있어서 고맙다"며 돌아가신 엄마 사진을 크게 확대해서 준비했다고 전했다.


한편 북측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24일 아침 속초를 출발한 남측 81가족(총 326명)은 2시간의 단체상봉을 시작으로 북측 가족들과의 만남을 시작했다.

이날 오후 7시엔 같은 장소에서 남측이 주최한 환영만찬이 예정 돼 있고, 이틀째인 25일엔 금강산호텔에서 오전 개별상봉과 개별점심 시간을 통해 가족들을 다시 만나게 된다.

마지막 날인 26일 작별상봉까지 총 12시간을 함께 한 뒤 26일 버스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이번 제21차 이산가족 상봉은 20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다. 남측 이산가족들이 신청해 북측 가족과 만난 1차 상봉이 20~22일 진행됐고, 북측의 가족이 신청해 남측의 가족들과 상봉이 이뤄진 2차 상봉이 24~26일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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