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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이건 팔아야해"…해외판권 미다스의 손 '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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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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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2.24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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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대해부]'MLB·디스커버리' 만드는 이 회사…오너 김창수 대표, 트렌드 읽는 감각 탁월

-베네통·시슬리 국내 첫 선…여성복으로 사업 시작
-최대주주와 가족 지분 58% 지배구조 탄탄
-라이선스 사업 탁월하지만 자체브랜드는 '글쎄'

"어머, 이건 팔아야해"…해외판권 미다스의 손 'F&F'

"붐디야다, 붐디야다~."('나는 세상을 사랑한다'는 의미의 아프리카어) 국민패딩 노스페이스가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하던 2012년 겨울, 중독성 강한 CM송과 함께 배우 공유가 등장하는 아웃도어 광고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마니아층이 탄탄한 미국 자연·탐사 전문 다큐멘터리 채널인줄로만 알았는데 F&F (116,500원 상승4000 -3.3%)가 '디스커버리' 의류 제품을 내놓자 트렌드에 민감한 20~30대 고객들이 몰려 들었다. 주요 아웃도어 업체들이 시장 포화, 경쟁 과다 등으로 실적이 줄어드는 변곡점을 맞았지만 디스커버리는 달랐다. 매년 매출이 무서운 속도로 늘었다. 지난 겨울에는 ‘롱패딩’(무릎까지 내려오는 긴 기장의 패딩점퍼)이 히트를 치면서 대한민국 패션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업체가 됐다.

◇손대는 브랜드마다 대박…20년 전 'MLB' 캐치한 감각=1992년 설립된 F&F는 초기 사업모델은 여성복이었다. 이탈리아 브랜드 '베네통'과 '시슬리'를 국내에 들여와 판매했다. 당시 알록달록 원색의 베네통과 세련된 디자인의 시슬리 광고가 패션 잡지에 도배됐고, 젊은 여성들은 가장 입고 싶은 옷으로 이들 브랜드를 꼽았다.

'레노마스포츠', '엘르스포츠'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던 F&F가 운명의 브랜드를 만난 건 IMF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6월이다. 박찬호 선수의 진출로 전 국민의 관심이 미국 메이저리그 프로야구(MLB)에 쏠리던 때 F&F는 'MLB' 의류 판권을 따냈다. 대중들이 MLB에 열광할 때 관련 제품을 만들어 팔기 시작한 것이다.

LA다저스 팬도, 뉴욕양키스 팬도 F&F가 만든 모자와 티셔츠를 입고 응원을 했다. 특별한 마케팅을 하지 않았지만 미국 프로야구팀 로고가 새겨진 MLB 모자는 10~20대 젊은층의 필수템이 됐다. 응원팀 로고가 박힌 모든 제품을 구입하거나, MLB 전 구단의 신상 모자를 수집하는 마이나 고객이 형성되면서 매출이 자연스럽게 늘었다.

디스커버리는 MLB에 이어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2번째 브랜드다. 디스커버리 채널의 자연·탐사프로그램 자체가 아웃도어·스포츠 의류와 딱 맞아 떨어지는 이미지여서 브랜드 인지도 덕을 톡톡히 봤다.

"어머, 이건 팔아야해"…해외판권 미다스의 손 'F&F'

◇탄탄한 지배구조…오너家 지분 58%=될 성 싶은 브랜드를 알아보는 놀라운 감각, 시장 흐름을 먼저 읽고 사업을 진행하는 결단력은 F&F의 오너 경영인 김창수 대표에게서 나왔다.

김 대표는 김봉규 삼성출판사 창업주의 차남으로 2002년 패션사업을 인적 분할해 독립했다. 형인 김진용씨가 출판사업 부문을 물려 받아 현재 삼성출판사 사장을 맡고 있다. 김 대표는 패션회사 설립 전 아버지 밑에서 삼성출판사의 핵심인 문구·팬시전문점 '아트박스' 대표로 경영 실무를 쌓고 시장을 익혔다.

지난 9월말 현재 F&F 최대주주인 김 대표의 지분은 45.01%다. 아내 홍수정씨(3.57%)를 비롯해 김승범씨(2.79%), 김태영씨(2.60%), 김진욱씨(2.08%) 등 친인척 지분은 13.81%다. 오너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58%를 웃도는 탄탄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아내 홍씨의 경우 상근 이사(기획·정보 담당)로 회사 경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김 대표는 화장품 브랜드 '바닐라코'를 운영하는 비상장사 에프앤코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1500억원 규모로 중국(상하이)과 미국에도 법인이 설립돼 있다. 김 대표와 친인척이 이 회사 지분 99.83%를 보유하고 있다.

"어머, 이건 팔아야해"…해외판권 미다스의 손 'F&F'
◇라이선스에 집중된 포트폴리오…자체 브랜드는 '글쎄'=
F&F 매출 포트폴리오는 전체의 90% 이상이 해외 브랜드 라이선스 사업에 집중돼 있다. 실제 증권가 리포트를 분석해보면 F&F 브랜드별 매출은 디스커버리 3300억원, MLB 2600억원, MLB키즈 750억원 등으로 올해 전체 매출 추정액(7070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라이선스 사업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F&F의 포트폴리오 재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라이선스 사업의 경우 수십년간 공들여 키워놓은 브랜드라도 계약기간이 끝나면 원래 주인에게 되돌려 주거나 운영자가 바뀌는 경우가 많아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회사 설립부터 함께하며 연 2000억원 정도 매출을 올렸던 베네통·시슬리 브랜드를 지난 2016년 직진출을 선언한 베네통 본사에 내준 전례도 있다. 레노마스포츠와 엘르스포츠는 실적 악화로 사업을 접었다.

F&F가 올해 5월 이탈리아 패딩 브랜드 '듀베티카' 경영권을 인수하고, 잡화브랜드 '스트레치엔젤스'를 론칭한 것은 자체 사업 강화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라이선스 사업이 아닌 자체브랜드 사업에선 그동안 큰 성과를 내지 못한 만큼 시장의 기대치는 높지 않다. 2002년 패션편집숍 '콜렉티드'를 선보였지만 의미있는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고 디스커버리에 앞서 선보였던 '더도어' 자체 아웃도어 브랜드 사업은 수개월만에 철수한 바 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라이선스 사업을 주로 해 온 F&F가 MLB 해외 진출, 자체브랜드 듀베디카 운영 등에 나서는 것은 모험이라는 해석이 많다"며 "하지만 기획, 마케팅, 판매 등 선순환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만큼 신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송지유
    송지유 clio@mt.co.kr

    머니투데이 산업2부 송지유 차장입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온라인몰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유통산업을 비롯해 패션, 뷰티 등 제조 브랜드 산업 전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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