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마크롱, '노란조끼' 극복? "개혁 포기 않을 것"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지난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신년사를 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올해 신년사로 프랑스 국민의 화합을 촉구하는 동시에 '마크롱식 개혁' 강행 의사를 밝혔다.

31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중계된 신년사를 통해 "우리는 지난 한 해 동안 거대한 (사회적) 균열과 솟구치는 분노를 겪었다. 하지만 체념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 개혁에 따른)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며, 조바심이 든다고 해서 (개혁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마크롱 대통령은 자유주의적 경제 개혁 속도를 높이면서 '부자들의 대통령'이라는 빈축을 샀다. 특히 유류세 인상과 부유세 축소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고, 지난 11월 중순부터 프랑스 전역에서 수십만 명이 개혁안 철회와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노란 조끼' 시위를 벌였다. 대통령 지지율은 역대 최저인 24%까지 떨어졌다. 결국 마크롱 정부는 유류세 인상을 철회하고 최저임금 인상 등 복지 확대를 약속했다. 부유세 축소는 유지되며 반발하는 시위는 이어지고 있지만 그 세력은 크게 줄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위를 통해 표출된 분노에 공감한다면서도 혐오 발언과 폭력 등의 무질서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대통령은 "(시위대의) 일부는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척하고 있지만 실상은 정치인, 경찰, 기자, 외국인, 동성애자 등에 대한 혐오를 표출하고 있을 뿐이다. 이는 프랑스를 부정하는 행위"라며 "(시위 참여 등) 국민의 모든 권리를 보장할 것을 맹세하지만 이들 또한 각자의 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 대국에서 살고 있다. 프랑스의 인프라는 훌륭하고 국민들은 교육비를 거의 지불하지 않는다. 건강보험료도 선진국 중 최저 수준"이라며 "지난 몇 년간 우리는 현실을 노골적으로 외면해왔다. 더 적게 일하면서 더 많이 벌고 그와 동시에 세금을 줄이고 소비를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몇 주 안에 유럽연합(EU)에 불법 이민과 조세회피 규제 강화를 제안하겠다며 범유럽 차원의 개혁 의지도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는 내가 취임 첫날부터 고수해온 정책 기조의 연장선으로, 앞으로도 이를 고수하겠다"며 "2019년은 결단을 내리는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