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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기생충' 세트 자랑하다... 봉준호 '셀프 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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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아 기자
  • 김소영 기자
  • 신선용 인턴디자이너
  • VIEW 7,312
  • 2019.05.3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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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FFLER] 영화 '기생충'은요…? ② 너무나 사실적인 두 집 이야기

우리나라 영화로는 처음으로 칸 영화제에서 무려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 머플러가 이 대단한 영화 '기생충'을 개봉일 이틀 전(28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미리 보고 왔어.

도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얼마나 재밌길래? 궁금해 할 사람들을 위해 최대한 스포일러를 걷어내고 영화 '기생충'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줄게.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 배우들이 기자간담회에서 풀어놓은 영화 얘기들도 들을 수 있으니 집중하라구.






'4인 가족'만 같고 나머진 전혀 다른 부잣집 vs 가난한 집 희비교차극


영화 '기생충'을 소개할 때 '가족 희비극'이라고도 하는데 실제로 '기생충'에는 '4인 가족'이란 점만 같고 나머지는 전혀 다른 두 가족이 등장해. 먼저 부잣집 가족의 구성원을 살펴보면 글로벌 IT기업의 CEO 아빠 박사장(이선균)과 젊고 예쁜 아내 연교(조여정), 고2 딸내미 다혜(정지소), 인디언 덕후인 10살 막내 다송(정현준) 등이야.

이 네 식구는 유명한 건축가가 지었다는 으리으리한 집에서 아무 걱정 없이 살고 있지. 이 넓디넓은 집의 살림은 유능한 가정부가 도맡아 하고, 아이들 교육은 화려한 스펙의 과외교사를 고용해 해결하고 있어. 차고엔 벤츠가 주차돼 있고 지하실엔 온갖 먹을거리와 생활용품들이 저장돼 있지. 잔디가 깔린 정원이 어찌나 넓은지 테이블을 열몇개씩 깔고 친구들과 파티를 해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야.

갤러리 아니고 박사장네 집.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갤러리 아니고 박사장네 집.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반면 가난한 기택네 식구의 형편은 부잣집과는 180도 달라. 여러 번 사업에 실패해 지금은 집에서 놀고 있는 기택(송강호)과 해머던지기 메달리스트 출신으로 남편을 단번에 제압하는 아내 충숙(장혜진), 네 번의 대입 실패 후 알바로 연명하는 장남 기우(최우식), 손재주가 참 좋은데도 미대 입시에 실패해 역시 백수로 지내고 있는 기정(박소담) 등이 살고 있는 집은 반지하방이야. 습기 때문에 곳곳에 곰팡이가 슬어있고 장판이 깔린 바닥을 맨발로 디디면 쩌걱쩌걱 들러붙지.

햇빛이 들어오는 유일한 통로인 창문으로는 취객의 오줌세례가 날아오기 일쑤야. 가족 모두가 백수라 돈이 없어 이웃집 와이파이을 몰래 훔쳐 쓰고, 다같이 둘러앉아 피자 박스 접기 부업을 하지. 지금 당장 뭐라도 해서 돈을 벌어와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지만 그래도 다행인 건 네 식구 모두 건강하고 화목하다는 거.

기택네 4식구가 벽에 곰팡이가 슬어있는 거실에 둘러앉아 피자 박스 접기 알바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기택네 4식구가 벽에 곰팡이가 슬어있는 거실에 둘러앉아 피자 박스 접기 알바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봉준호 감독은 28일 '기생충' 언론시사회에서 이 영화의 출발점이 '두 가족'이라고 말했어. "'가난한 4인 가족과 부자 4인 가족, 이들을 기구한 인연으로, 기묘한 인연으로 뒤섞이는 얘기를 그리면 어떨까'라는 게 최초의 출발점이었다"라고 말이야. 재밌는 건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을 구상한 시점이 '설국열차'의 후반작업을 하던 때라는 점이야. '설국열차'도 계층 간 대립 내지 격차를 다뤘잖아? '기생충'은 같은 소재를 우리의 일상과 한층 가까운 '가구' '가족'으로 끌어와 풀어낸 이야기란 게 봉준호 감독의 설명이야.



하이퍼리얼리즘이란 이런 것? 모두를 감쪽같이 속인 '봉테일'의 집 이야기



"우리 삶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인 가족을 중심으로 펼쳐낸 이야기"이기에 부잣집 박사장네와 가난한 집 기택네 집을 진짜 사람 사는 집처럼 꾸미는 게 중요했다고 해. 영화를 본 사람들은 아마 공감할 거야. 영화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박사장네와 기택네 집이 얼마나 현실적이고 사실적인지. 영화를 보고 온 머플러의 두 기자 역시 누군가가 2, 30년은 살던 집을 섭외해서 촬영한 줄 알았을 정도로 정말 리얼, 그 자체였어.

하지만 여기서 반전 하나. 봉준호 감독이 매우 자랑스럽게 얘기한 바에 따르면 박사장네와 기택네 집 모두 실제로 존재하는 집이 아니라 제작진이 100% 만들고 지은 세트였대. 관객들도 감쪽같이 속고 심지어 제72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도 '어디서 이런 집을 찾았냐'고 놀랄 만큼 디테일이 살아있는 그 공간들이 다 세트였다는 거.

신나서 세트 자랑하다가 '셀프 스포'를 하고 만 봉준호 감독이 기자들에게 "이 부분은 기사에 쓰지 말아달라"고 말하고 있다.
신나서 세트 자랑하다가 '셀프 스포'를 하고 만 봉준호 감독이 기자들에게 "이 부분은 기사에 쓰지 말아달라"고 말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은 "이냐리투 감독도 모르고 엘르 패닝도 세트인 줄 몰랐다"며 세트 자랑을 했어. 그러다가 그만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지. "이 영화, 길거리 나오는 거 빼고는 다 세트입니다."라고 자랑을 이어가다가 영화 내용을 스포해 버린 거야. 순간 자신의 '셀프 스포'를 깨달은 봉준호 감독은 곧바로 "이 부분은 (기사에) 쓰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어. 옆에 있던 송강호는 '왜 그랬어'라는 듯 손으로 봉준호 감독의 어깨를 때렸고, 다들 웃음을 터뜨렸지.

봉준호 감독이 스스로 영화 내용을 풀어낼 만큼 자랑스레 소개한 부잣집과 가난한 집의 매우 잘 만들어진 세트 덕분에 두 가족의 대비되는 모습과 영화 속 사건들이 더 실감나게 다가왔어. 현실적인 이야기가 더더욱 현실적으로 느껴졌지. 그래서일까. 영화를 보고서 더 우울해지고 슬퍼졌던 건? 아무래도 관객들의 대부분이 박사장보다는 기택네 가족에 더 공감할 수 밖에 없고, 영화는 끝났어도 우리들의 현실은 계속된다는 게 극장을 나서는 발걸음을 더 무겁게 만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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