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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홍콩' 대규모 시위에 '송환법' 심사 일단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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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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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6.12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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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양상 격렬해지면서 12일 예정된 법안 심사 연기…시위대 아침부터 의회·정부 청사 부근 집결, 주요 도로 점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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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들이 12일(현지시간) 정부 청사로 가는 주요 도로를 점거하고 있다. /사진=AFP
홍콩 의회가 논란이 되고 있는 '범죄인 인도 법안' 2차 심의를 예고한 12일(이하 현지시간) 아침부터 수많은 시위대들이 의회 주변 등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경찰과 대치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시위 양상이 격렬해지자 홍콩 의회는 법안 심사를 일단 미루기로 했다.

홍콩 정부신문처가 공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홍콩 의회인 입법회 의장 앤드루 렁이 이날 오전 11시 예정이었던 심의 스케줄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앤드루 렁 의장은 추후 변경 시간을 의원들에게 통보할 방침이다. 앞서 렁 의장은 이날 범죄인 인도 법안 2차 심의에 이어 61시간의 토론 시간을 갖고 오는 20일 3차 심의와 표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인근에서 밤새 진을 쳤던 시위대들은 이날 아침 일찍부터 의회 주변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시위대들은 전날 저녁 일찍 도착해 시위를 준비했으며, 일부는 경찰들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시위대들이 아침부터 바리케이트를 치기 시작하자 경찰들은 시위대에게 떠날 것으로 호소하면서 자체 방어선을 만들었다. 오전 9시36분 경 법안에 반대하는 야당 의원인 에디 추 호이딕이 나타나자 시위대들이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추 의원은 "앤드류 렁 입법회 의장에게 오전 11시에 회의 중단할 것을 촉구할 것"이라며 "최루탄이나 고무탄을 이용해 시위대를 해산시켜서는 안 된다. 그(캐리 람 행정장관)가 해야 할 일은 당장 법안을 철회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콩 입법회와 정부청사 건물이 있는 애드머럴티 지역으로 몰려든 시위대 규모는 계속 늘어나 이미 수만 명에 달한 것으로 외신들은 추정했다. 시위대에는 교사, 사회복지사, 예술가, 기업가, 항공사 승무원 등 각계각층이 망라됐다.

교사 노조는 온라인 청원문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의 철회를 촉구했고, 홍콩중문대학, 홍콩과기대학, 홍콩이공대학 등 7개 대학 학생회는 동맹휴업을 벌이고 있다. 고등학교 학생들도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이날 시위에 동참할 뜻을 밝힌 상태다. 50여 개 사회복지단체의 사회복지사, 상담사, 치료사 등 2000여 명도 이날 시위에 동참키로 했으며, 100여 개 화랑과 예술학교, 문화단체 등이 문을 닫고 이날 시위에 동참하겠다고 답했다. 홍콩 내 400여 개 기업과 점포 등도 이날 하루 동안 영업을 중단하고 저지시위에 나서기로 했다.


홍콩 시위대들이 12일(현지시간) 정부 청사 인근에서 바리케이티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AFP
홍콩 시위대들이 12일(현지시간) 정부 청사 인근에서 바리케이티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AFP

캐리 람 행정장관과 테레사 청 법무부 장관 및 가족들을 범죄인 인도 법안이 철회되지 않을 경우 24시간 이내에 살해할 것이라는 신원 미상 인물의 협박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홍콩 경찰이 이 협박범의 신원과 배후 파악에 나서기도 했다.

홍콩 시민들을 거리로 뛰쳐나오게 한 '범죄인 인도 법안' 개정안은 중국 본토와 대만, 마카오 등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홍콩은 영국, 미국 등 20개국과 인도 협약을 맺었지만, 중국과는 20년 간 체결하지 못했다.

홍콩 시민들은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중국이 반중 인사나 인권운동가 등을 본토로 송환하도록 악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이 이 법안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미중간의 새로운 갈등 요소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인 모건 오테이거스는 10일 "문제의 법개정은 홍콩의 자유와 기업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크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또 "문제의 법은 홍콩의 자치와 인권 보호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며, 시민의 기본권과 민주적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이에 대해 "무책임하고 잘못된 발언"이라며 "우리는 미국 측에 홍콩과 중국의 내부 문제에 어떤 형태로든 간섭하지 말고 조심할 것을 요구한다"고 반발했다. 2014년 홍콩 행정장관의 완전 직선제 등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가 펼쳐졌던 '우산 혁명' 실패 이후 강화돼 온 홍콩의 '중국화 정책'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앞서 있었던 지난 9일 시위에는 주최측 추산 103만명의 홍콩 시민이 참여했다. 전체 홍콩 시민 720만 명 중 7명 당 1명이 시위에 나선 셈이다. 1997년 중국 반환 이후 최대 규모다. 홍콩 경찰은 당시 시위 참가자 19명을 체포했으며, 358명의 시위 참가자가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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