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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수의 연예정치]'국회처럼 맨날 싸우는데' 강식당은 왜 재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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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지수 기자
  • 2019.06.1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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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두 달 넘는 국회 파행, 국회에도 '화면 조정 시간'이 필요합니다…

[편집자주] 대중의 지지에 생명을 얻는다는 점에서 연예인과 정치인의 속성은 닮은 구석이 많습니다. 대중의 시선에서 정치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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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예능 '신서유기 - 강식당2' 포스터 /사진='신서유기' 페이스북
'잠시, 마음의 안정을 위한 화면 조정 시간입니다.'

노란 봉제인형이 나무와 풀, 돌하르방 등을 배경으로 클로즈업된 인서트(삽입) 화면이 등장한다. 배경음악으로는 가수 김세환의 '목장길 따라' 한 소절이 흘러나온다. tvN 예능 '신서유기 외전 - 강식당'에서 시청자들이 '제일 재밌는 장면'으로 꼽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항상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안재현, 송민호, 피오 등 '강식당' 멤버들끼리 다투는 장면 도중에 삽입된다. 길이는 길지 않다. 3~5초 정도 비춰지면 화면이 빠르게 전환된다.

'강식당'은 전문 주방 기술이 없는 6명의 출연진들이 주력 메뉴 레시피를 배워서 직접 만들어 판매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다. 출연진 모두 각자 개성은 강한데 일이 서툴다 보니 다툼이 잦다. 설거지를 하다 배수구에 실수로 들어간 야채 조각에 하수도가 막혔다든지 밀려드는 손님에 테이블 관리가 안 된다든지 하는 식이다.

그만큼 양보가 필요하지만 이들은 굳이 양보하지 않는다. (장난이겠지만) 서로 신경을 긁기도 한다. 결국 사소한 의견 차이가 고성으로 번지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목소리가 조금만 높아지면 제작진은 장면을 바꿔 화면 조정 시간으로 만들어버린다. 뜬금 없어서 웃기기도 하고 긴장을 갑자기 이완시켜버리는 효과도 난다. 다툼이 길어지면 자칫 리얼리티 '예능'이 다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기막히게 보완한 부분이다.

◇국회도 맨날 싸우는데…='강식당' 주방만큼 크고 작은 다툼이 빈번하게 벌어지는 곳이 국회다. 국회 선진화법이 2012년 만들어진 이후로는 말로만 싸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지난 4월 말에는 여야가 진짜 몸으로 부딪쳤다. 망치와 빠루(노루말못뽑이) 같은 공구들도 국회 안 '전선(戰線)'에 등장했다.

극한으로 싸우고 나니 각 정당의 자존심과 각 당 구성원들의 감정이 다쳤다. 올 들어 가장 최근에 열린 국회 본회의(4월5일) 이후로 석 달째 국회가 멈췄다. 몸싸움은 일단락됐지만 냉전만 이어지고 있다. 국회법에 열도록 돼 있는 6월 임시국회가 열릴 수 있을지 말지가 최근 국회의 최대 현안일 정도다.

14일에는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까지 국회를 찾아 여야 원내대표들을 만나 원활한 소통을 약속하고 돌아갔다. 그래도 달라진 것은 없다. 여당과 바른미래당이 정의당 등과 손잡고 한국당을 제외한 '단독 국회'를 열겠다고 압박하고 있지만 한국당은 묵묵부답이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도 완전한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는 섣불리 단독 국회 카드를 밀어 붙이지도 못한다. 이달 들어서는 매 주말마다 '다음 주'를 기약하기만 하는 상황이다.

◇길어지는 다툼에 '노잼(No 재미)' 국회=국회 장기 파행이 올해만 발생한 일은 아니다. 20대 국회 들어 국회 파행 사태가 10번 이상 있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장관 인사청문회 문제나 매년 추경(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을 둘러싸고 신경전이 이어졌다. 20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2016년 5월 이후 38개월 동안 본회의가 열린 달은 24개월밖에 안된다. 3년 중 1년은 국회가 놀았다는 소리다.

그렇게 싸우고 '개점 휴업' 하면서도 20대 국회도 필요한 현안 처리에는 합의를 이뤄왔다. 주 52시간 근로제나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윤창호법' 등 중요한 민생 법안 처리 성과도 적지 않다.

그래도 유권자들은 끊임없이 돌아가는 국회에 더 관심을 보이기 마련이다. 국회 파행 기간이 길어지니 정당 지지율에도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6월 둘째주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도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나란히 오차범위 이내 지지율 하락세를 나타냈다.

'강식당'에도 싸움이 끊이지 않지만 그 와중에 음식이 끊임 없이 손님 테이블에 오르는 것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꽈뜨로 튀김 떡볶이'나 '니가가락국수', '김치밥이피오씁니다' 같은 강식당 메뉴들은 벌써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타고 화제가 되고 있다.

국회의 싸움도 굳이 끝장을 보일 필요는 없다. 적당한 때 화면 전환이 필요하다. 국회에도 '화면 조정 시간'이 있으면 지금보다 덜 '노잼' 국회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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