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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은 재력가 딸" 불안한 유족… 경찰 조사 미스터리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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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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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6.2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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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의도적 숨긴 것 아냐"… 경찰, 현장보존 미흡·초동수사 부실 비판에도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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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 살해 사건' 피의자 고유정이 12일 오전 제주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2019.6.12/뉴스1
"(고유정이) 돈 많은 재력가 집안이어서 좋은 변호사를 써 가석방될까 무섭다."

고유정(36)의 전남편으로 살인 피해자인 강모씨(36)의 동생 A씨가 한 매체에서 토로한 불안감이다. 그는 경찰의 부실수사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했다. 고유정은 제주도에서 렌터카 사업으로 유명했던 재력가 집안의 장녀다.

A씨의 불안감이 현실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강씨의 시신을 찾지 못한 가운데 경찰의 이해할 수 없는 부실한 초동수사와 이에 대한 경찰의 '황당한 변명'이 경찰의 '고유정 감싸기'까지 의심케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납득하기 힘든 미스터리 세 가지를 정리했다.

◇늦게 시작한 초동수사에 현장보존도 제대로 안한 이유는?
A씨는 "(사건 당시) 형이 연락 두절된 적이 없었고 고유정의 공격적 성격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형과) 연락이 끊긴지 이틀 만에 실종신고 했다"고 말했다. 강씨가 고유정과 펜션에 들어간 지난달 25일에서 이틀이 지난 지난달 27일에 A씨는 실종신고를 했다.

하지만 경찰은 펜션에 모형 CCTV밖에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고유정에게 전화해 "전남편이 성폭행하려 했다"는 말을 듣고 휴대폰 위치추적만 했을 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강씨 유족이 펜션 인근 주택 CCTV에서 고유정 혼자 펜션에서 빠져 나오는 영상을 제출한 뒤에야 다음날인 30일 형사과로 사건을 인계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그 사이 고유정은 제주항∼완도항 여객선 항로와 경기도 김포시의 가족명의 아파트 부근 등에 시신을 유기했다.

이에 초동수사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경찰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초동수사를 담당한 제주동부경찰서 경찰관 5명은 경찰 내부 통신망에 '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 수사 관련 입장문'을 게시해 그동안 제기된 초동수사 부실 의혹을 해명했다.

사건 초기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동부서에 가출이나 자살의심사건은 하루 평균 4건 정도 발생하고 있다"며 "모든 사건에 대해 강력사건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형사 전원을 투입해 수사할 수 없는 현실상의 한계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혼한 부부가 어린 자녀와 함께 지내다 자살의심으로 신고된 사건에 대해 초기부터 강력사건으로 보고 수사를 했어야 하지 않았느냐 하는 비판은 결과론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는 비판(같다)"이라고 지적했다.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뒤에도 경찰은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냈다. 사건현장인 펜션에 폴리스라인을 치지 않는가 하면 펜션 주인이 내부를 청소하도록 허락하는 등 현장보존을 소홀히 했다.

이에대해 제주동부경찰은 내부 통신망에 "폴리스라인은 설치시 불필요하게 인근 주민들에게 불안감이 조성되고, 주거의 평온을 해할 우려가 있었다"고 밝혔다. 펜션 주인이 현장을 청소하도록 한 것 또한 혈흔 검사가 완료된 후였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주인이 청소를 하게 했다는 것은 현장을 훼손하도록 했다는 의미라며 경찰 해명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또 주민들 불안때문에 범죄현장에 폴리스라인을 못 쳤다는 해명도 이해할 수 없다며 수사에 대한 의지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고유정 제주에서 시신 유기 정황 왜 숨겼나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제주시 한 펜션에서 피해자인 전남편 강모씨(36)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27일 낮 시간대에 퇴실하면서 근처 클린하우스(쓰레기 수거장) 두 곳에 나눠 종량제봉투 4개를 버렸다.

고유정은 펜션과 가장 가까운 쓰레기 수거장에 봉투 1개를, 다른 한 곳에는 나머지 3개를 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고유정이 자신의 스카프 냄새를 맡는 모습도 포착됐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달 30일 제주시 펜션 근처 쓰레기 수거장의 CCTV에서 이 같은 모습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바탕으로 경찰은 고유정이 제주도에 훼손한 시신 일부를 버렸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31일 제주시 쓰레기를 처리하는 회천 매립장과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를 찾아 수색했다. 그러나 두 곳 모두 27일 버린 쓰레기를 다음 날 모두 고열 소각하거나 매립해 봉투의 내용물을 확인하진 못했다.

고유정이 지난달 25일 강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직후 버린 봉투라는 점에서 사체 일부가 들어있을 가능성이 높지만 경찰은 그동안 이를 숨겨왔다. 앞서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장은 사건 관련 언론 브리핑에서 수차례 고유정이 제주에서 시신을 유기했을 가능성은 낮고 밝혀왔다. 지난 4일 언론 브리핑에서도 도내 시신 유기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도내는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이 사실을 최근까지 유족에게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여론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한 매체에 따르면 유가족은 지난 20일 경찰서를 찾아가 직접 펜션 인근 클린하우스 CCTV를 확인하면서 고유정의 도내 시신 유기 정황을 파악했다. 한 유족은 "CCTV를 못 봤다면 영영 제주도 유기 사실을 몰랐을 것"이라며 "경찰이 실책을 감추려고 얘기를 안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검증 고유정이 걱정스러워 안했나
경찰이 이번 사건에 대해 현장검증을 하지 않은 것도 의문이다. 제주동부경찰은 고유정이 살인혐의를 인정한 다음날인 지난 7일 경찰이 현장검증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제주동부경찰은 내부 통신망에 "피의자가 지속적으로 우발적 살인을 주장해 현장검증의 실익이 없다"며 "범죄입증에 필요한 DNA, CCTV 영상 등 충분한 증거가 확보된 상태에서 현장검증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고 성명했다.

이들은 "현장검증 미시행은 검찰과 협의가 완료된 부분"이라며 "이런 상황에서의 현장검증은 '야만적인 현대판 조리돌림'이라는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 서장의 결단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현장검증은 임의수사인 '실황조사'에 해당해 수사를 진행할 의무나 수사 진행 과정을 공개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경찰은 주요 강력사건의 경우 현장 보존 문제와 피의자 진술의 신빙성 확보 등을 위해 대부분의 경우 사건 발생 후 단기간 내에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강력사건의 경우 대부분 현장검증이 이뤄지지만 현장검증 과정에 새 사건이 유발될 가능성이 있는 등 위험성이 있거나, (현장검증 없이도) 증거 유지가 가능하거나, 증거물이 충분하고 피의자가 이미 혐의를 인정한 상태인 경우 생략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현장검증이 생략될 때도 있지만 고유정 사건의 경우 현장검증 과정에서 예측되는 위험성이 없고 시신조차 없어 증거 유지가 잘 되지 않았으며 고유정이 계속 성폭력에 반항한 정당방위를 주장해 계획범죄로 보는 경찰과 이견이 컸다는 점에서 현장검증이 반드시 필요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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